세타 2.4엔진 오너의 K7 2.5GDI 시승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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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 2.4엔진 오너의 K7 2.5GDI 시승소감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7.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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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소음, 연비 등 크게 개선돼
8단 변속기화 함께 뛰어난 성능
국내 도로사정에 잘 맞는 상품성

기자는 논란의 세타2 2.4엔진이 올라간 2014년형 LF쏘나타를 5년째 타고 있으면서 세타엔진의 장단점을 나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구형 세타엔진차 오너가 신형 스마트스트림 G2.5엔진을 접한 느낌 위주의 신형 K7 2.5 GDI 리뷰다. 

신형 K7을 통해 스마트스트림 G2.5엔진을 맛보았다. 사진: 민준식
신형 K7을 통해 스마트스트림 G2.5엔진을 맛보았다. 사진: 민준식

페이스리프트 된 K7의 주력모델이 될 2.5 GDI 모델을 타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타2 엔진의 후속인 스마트스트림 G2.5엔진을 실제로 느껴봤다.

기존 2,359cc하는 세타엔진의 배기량을 2,497cc로 키우고, 기존 실린더 내부로 직접 분사했던 연료분사방식에 흡기포트에 분사하는 간접분사방식을 더한 GDI + MPI 방식을 택했다. 기존 스마트스트림 엔진 라인업의 특징인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마찰저감 시스템도 들어갔다.

이붕 분사방식 중 흡기관에 분사하는 간접분사 인젝터. 사진: 민준식
MPI+GDI 이중 분사방식 중 흡기관에 분사하는 간접분사 인젝터. 사진: 민준식

엔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기존 엔진에서 볼 수 있었던 4개의 배기관이 보이지 않았다. 배기 매니폴드를 실린더 헤드에 숨겨 하나로 모은 다음 배기가스 정화촉매를 바로 달아버렸다. 촉매가 빨리 뜨거워지도록 해 질소산화물 저감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라고 기아차 관계자는 알려줬다.

왼쪽 4개의 배기관이 오른쪽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엔 없다. 사진: 민준식
왼쪽 4개의 배기관이 오른쪽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엔 없다. 사진: 민준식

연비를 위해 앳킨슨 사이클도 적용됐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CVVD 기술은 아니지만, 기존 가변밸브 타이밍 기술을 이용해 흡기밸브를 압축 사이클에서 약간 열어두어 압축 부하를 줄이는 방식을 통해 큰 힘이 필요 없을 때 연비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신형 엔진은 귀와 몸으로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고 부드러워졌다. 기존 GDI엔진의 찰찰거리는 아이들링 소음이 전혀 없고, 엔진 자체의 소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조용한 지하주차장에서 계측한 공회전 실내 소음은 32데시벨이 나왔다. 기자의 쏘나타에 올라간 기존 2.4 GDI엔진은 36-37데시벨이 나온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갔을 때의 소음진동도 크게 개선됐다. 이 역시 4데시벨 가량 조용해졌는데, 이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소음 차이다.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공회전을 할 때에는 간접분사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MPI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급가속을 할 때 갑자기 커지는 엔진음을 감안하면 필요할 때 직분사로 전환하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힘이 별로 필요 없을 때에는 간접분사를 사용해 소음을 줄이면서 흡기밸브에 퇴적된 검댕이를 씻어내는 효과도 보다가 필요하면 직분사로 전환해 힘을 내는 것이다.

크게 조용해진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아쉽게도 회전질감이 부드럽지는 않았다. 직분사 방식을 쓰는 고rpm 영역에서의 거칠음도 약간 남아있었다. 고회전 엔진의 대명사인 혼다의 예전 자연흡기 엔진이 냈던 섹시한 사운드와 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 나온 고효율, 저마찰, 저공해 엔진 중 가장 부드럽고 조용할 것이다.

영상에서 보듯이 이 엔진과 8단 변속기는 찰떡궁합을 보인다. 초반에 보호모드가 있는지 출발을 약하게 하기는 했지만 촘촘한 기어비로 1.6톤에 가까운 차체를 잘 끌고 나갔다. 변속은 3.0모델보다 빠르고 반응도 더 활기찬 모습이다.

6단 변속기가 달린 기자의 쏘나타 2.4와 비교해 같은 1.6km 구간을 달릴 때, 끝 구간에서 시속 10km 이상 빨랐다. 제로백은 계측기상 8.3초가 찍혀 8.7초를 기록했던 쏘나타 2.4보다 빨랐고 2.0엔진의 신형 쏘나타보다는 1초 이상 빨랐다.

고회전 영역에서의 다소 거친 엔진음은 일상 영역에서는 다른 엔진으로 바뀐다. 특히 4천 rpm 미만에서는 웬만한 6기통 엔진보다도 조용하고 부드럽다. 일상 주행에서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4천rpm에서 25.3의 최대토크를 내는데, 이 정도면 일상 주행에서 가속성능이 전혀 답답하지 않다.

기존 K7과 얼마 전 타보았던 3.0모델처럼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스티어링 또한 2세대 플랫폼에서 파생된 것이다 보니 특유의 부자연스러움도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나긋나긋하면서 조용하다. 꽤 좋은 패밀리 세단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느낌이다.

이 녀석으로 와인딩 로드를 달려봤다. 3.0에 비해 가벼운 몸놀림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 이점을 타이어가 다 깎아먹었다. 꽤 그립이 강할 것으로 느껴지다가도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무너지면서 차체의 밸런스를 깨버렸다.

힘찬 파워트레인과 비교적 가벼운 차체는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타이어 때문에 허둥댔다. 사진: 민준식
힘찬 파워트레인과 비교적 가벼운 차체는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타이어 때문에 허둥댔다. 사진: 민준식

코너에서 미끄러지는 스키드음이 나기 시작해도, 좋은 타이어는 계속 버티면서 접지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 타이어는 스키드음과 함께 접지력을 잃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탓에 스포츠 주행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접지력도 확보가 안 된 느낌이라 아쉬웠다. 조금이나마 역동적인 주행을 원하는 차주라면 타이어 교체를 추천한다.

800 킬로미터를 주행한 시승차의 트립 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10.1km였다. 그 중엔 풀가속과 와인딩 주행도 섞여있다. 꽤 좋은 연비라 할 수 있다.

작정하고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30여 킬로미터 해보았다. 트립상 18.1km/L가 찍혔다. 국도를 80km/h 내외로 정속주행하면 리터당 20킬로도 쉽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를 얌전히 달리면 연비는 뛰어나다. 사진: 민준식
고속도로를 얌전히 달리면 연비는 뛰어나다. 사진: 민준식

기자가 시승한 2.5 모델은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프레스트지 모델로서, 기본가격은 3,190만 원이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포함돼 가격은 3,721만 원에 달한다.

3.0모델처럼 나파가죽에 썬루프 넣고 19인치휠까지 풀옵션을 택하면 3,966만원이나 하는 가격이 사악한 4기통 세단이 된다.

18인치 타이어와 디지털 계기반, HUD, 서라운드뷰 모니터와 주차 충돌방지 등을 포기하면 가격은 3,357만 원으로 ‘착해’진다. 이 모델도 가죽시트와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브와이즈’가 들어가 있고, 8스피커 외장앰프 사운드시스템도 있다. 앞유리와 1열 유리는 이중 차음유리다. 아주 편하고 연비 좋고 꽤 잘 달리면서 가격도 착한 좋은 고급차다.

외장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실내 디자인은 깔끔해졌고, 싼 재료가 있음에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K7의 실내는 기본형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디자인이 깔끔하다. 사진: 민준식
K7의 실내는 기본형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디자인이 깔끔하다. 사진: 민준식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대의 세단은 선택지가 많다. 사실상 같은 차라 할 수 있는 그랜저도 있고, 가격대와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기본기 탄탄한 쉐보레 임팔라도 눈에 들어온다. 르노삼성의 SM7도 가시권이다.

게다가 이 가격대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수입 중형세단도 보인다. 혼다,토요타, 닛산, 폭스바겐 등이 오히려 저렴한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강렬한 변화를 택한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사진: 민준식
강렬한 변화를 택한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사진: 민준식

이 차들과 비교해보면 일단 상품성은 최고 수준이다. 3,102만 원하는 기본형도 수입차보다 훨씬 편의장비와 조행보조 시스템이 좋다. 실내 마감재와 고급감은 동급이라 여겨지는 수입차보다 낫다. 엔진의 질감도 더 나아진 느낌이다. 같은 편의장비 사양이 들어간 모델 가격을 비교해보면 최소 300만만 원 이상 저렴하다.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은 현대기아차의 명운을 짊어질 중요한 엔진이다. 가장 큰 미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에 고스란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아차의 K5, 쏘렌토를 비롯, 현대 쏘나타, 싼타페, 투싼 등 많은 볼륨모델에 얹힐 주력 엔진이다.

신형 K7은 우리나라 도로사정과 소비자 취향에 잘 맞는 고급 세단이다. 사진: 민준식
신형 K7은 우리나라 도로사정과 소비자 취향에 잘 맞는 고급 세단이다. 사진: 민준식

잠깐 경험해본 바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NVH, 힘, 성능, 연비 등은 대등하거나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이제 관건은 내구성일 것이다. 아직도 결함 논란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는 세타엔진의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 이 엔진은 미국에 출시될 신형 쏘나타에 먼저 얹혀 미국시장에 데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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