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신기술 CVVD 엔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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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신기술 CVVD 엔진이란?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7.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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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 밸브 제어 시스템 중 가장 혁신적 기술
주행 여건에 따라 흡기밸브 열림 구간을 조절
4행정 오토, 앳킨슨 사이클을 자유자재로 구현
CVVD 기술을 고안한 현대차그룹 가솔린엔진 부문 하경표 연구위원. 사진: 현대차그룹
CVVD 기술을 고안한 현대차그룹 가솔린엔진 부문 하경표 연구위원.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3일, 쏘나타 1.6터보모델에 올라갈 엔진을 소개하면서 자세한 기술적 사항을 대거 공개했다. 그 내용이 자동차 전문기자들에게는 물론 공학자들에게도 다소 어려울 만큼 방대하고 기술적이었다. 그 내용을 쉽게 풀어보았다.

엔진은 사람이 숨을 쉬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끌 때 입으로 바람을 낸다. 이 때 입을 크게 벌리고 불면 바람이 약해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 입술을 오므려 바람이 세게 나가도록 해야 한다.

오래 달리기를 할 때는 숨이 차오르게 된다. 자연스럽게 호흡은 가빠지고 입을 크게 벌리게 된다. 이 때 촛불 끄듯이 입을 오므리면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 사람은 이렇게 유량을 제어하면서 필요한 공기를 내뱉는다.

자동차의 엔진은 4행정 사이클이라고 하는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가지 시퀀스로 작동한다. 이를 오토(Otto) 사이클이라고 부른다.

오토사이클 엔진은 저속에서는 힘이 약하고 고속에서는 많은 양의 공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원리로 저속에서는 공기가 빠르게 흐르도록 하고, 고속에선 공기가 많이 흐르도록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가 90년 대 등장한 가변밸브 시스템이다. 각 메이커마다 VVT, VTEC, VANOS 등 다양한 이름을 붙였다. 기본적으로 엔진 회전수가 낮을 때는 공기가 빨리 흐르도록 하고(케이크 촛불 끄기), 고속에서는 많은 공기가 들어가도록 밸브를 연다(오래 달리기 호흡).

최근에는 이 가변밸브 시스템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엔진에 쓰이는 앳킨슨 사이클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기존 오토 사이클의 경우 압축 행정에서는 모든 밸브가 닫혀 최대 압축을 한다. 그런데 앳킨슨 사이클은 이 행정에서 흡기밸브를 늦게 닫아 덜 압축되도록 한다. 압축할 때의 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항상 이런 방식으로 압축비를 줄인 풀 앳킨슨 사이클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쓰이며, 요즘은 일반 가솔린 엔진에도 가변밸브 타이밍(VVT) 시스템을 적용해 압축행정에서 흡기밸브가 조금 늦게 닫히도록 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가변 앳킨슨(Atkinson Capable) 엔진은 토요타, 마쓰다의 4기통 엔진에 적용돼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신형 팰리세이드의 3.8 가솔린 엔진과 얼마 전 출시된 기아 K7의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에 적용했다.

새로 소개된 CVVD는 영어로 Continously Variable Valve Duration의 앞 글자를 딴 용어다. 밸브가 열리고 닫히는 타이밍을 조절함은 물론, 밸브가 열리는 기간(Duration)을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앞서 언급했던 상황에 따른 유량제어를 하는 것과 동시에 효율이 좋은 앳킨슨 사이클로 보다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해졌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엔진. 사진: 현대차그룹
CVV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엔진.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이 시스템으로 큰 힘이 필요치 않은 정속주행 등의 조건에서는 풀 앳킨슨 사이클을 적용해 압축 시에도 흡기밸브를 잠깐 열어두어 압축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이고, 힘이 필요할 때는 닫아둠으로써(4행정 오토 사이클) 압축비를 최대화 해 출력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기술로 압축비를 4:1~10.5:1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가변 압축 효과까지 내며, 엔진 자체의 연비는 5% 이상, 성능은 4% 이상 높이면서 배출가스는 12% 이상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흡기 캠샤프트 상단에 장착된 편심캠을 이용한 조절장치로 작동된다. 편심축의 원리로 돌아가는 축이 커져 밸브가 열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편심축이 반대로 가면 짧아진다.

편심축의 회전으로 진동이 생길 수 있으나 현대차는 이 진동이 미약해 기존 마운트와 진동저감 기술로 제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흡기캠(아랫쪽) 상단에 연결된 편심축 조절장치가 CVVD의 핵심이다. 사진: 민준식
흡기캠(아랫쪽) 상단에 연결된 편심축 조절장치가 CVVD의 핵심이다. 사진: 민준식

이날 공개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배기량 1,598cc의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낸다. 이 엔진은 하반기 출시될 쏘나타 터보에 먼저 장착된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에는 CVVD 기술 외에도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저압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LP EGR)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디젤엔진의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필수장치인 EGR이 가솔린 엔진에도 장착된다. 저압 EGR은 터보차저 엔진에서 볼 수 있으며, 배출된 배기가스를 흡기다기관이 아닌 터보차저 전단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며, 냉각수에 의해 어느 정도 식혀져 연소실의 온도를 더욱 낮춰준다.

이 시스템은 질소산화물 저감뿐만 아니라 고속 구간에서의 효율을 올려주는 것은 물론, 연소실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춰줌으로써 직분사 엔진의 단점인 노킹현상도 줄여준다.

또 다른 스마트스트림 엔진에도 쓰였던 통합 열관리 시스템, 350bar 고압 직분사 시스템, 마찰을 34% 줄인 마찰저감 시스템이 적용돼 40% 이상의 열효율을 자랑한다.

현대차는 이 기술이 “133년 역사의 가솔린 엔진과 가변 밸브 제어 기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기술로 엔진 분야에서 퀀텀 점프 계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 100여 건의 특허를 냈고, 앞으로 적용차종을 확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의 Car & Driver는 이미 이 엔진이 장착된 쏘나타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잠깐 시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산 전 엔진이라 아직 진동소음이 있었다는 평을 내리면서 함께 타보았던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이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는 평가도 했다.

이 엔진이 첫 적용되는 쏘나타 모델이 곧 출시된다. 현대차는 이 기술이 앞으로 다른 엔진에도 확대되는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신기술이 실차에서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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