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쏘나타 오너의 8세대 쏘나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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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쏘나타 오너의 8세대 쏘나타 시승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3.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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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스타 디자이너의 빛나는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가볍고 낮아진 차체와 저중심 설계는 합격점
아직 예전 단점을 벗어버리지 못한 엔진 소음
 
8세대 쏘나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박효선
 
8세대 쏘나타는 6세대 YF 쏘나타의 파격만큼이나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르 필 루즈’ 컨셉트를 발표하며 자신의 디자인 언어를 풀어냈던 스타 디자이너 이상엽이 이번엔 자신의 창조물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자신의 디자인 철학과 소나타를 만드는 과정을 힘주어 말했다. 그간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잠시 말문을 멈추기도 했다. 기존 현대차의 발표방식과는 사뭇 다른 그의 스토리텔링은 디자이너의 자식으로 자란 기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스타 디자이너 이상엽의 스토리텔링은 디자인 만큼 강렬했다. 사진: 박효선
 
제네바에서 베일을 벗었던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언어 “Sensuous Sportiness"를 담은 르 필 루즈의 파격적인 라인이 그대로 녹아들어간 이번 쏘나타는 컨셉트카의 강렬함만큼이나 신선했다. 컨셉트의 반만 해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이 녀석은 컨셉트와 싱크로율이 80% 이상은 돼 보였다.
 
낮고 넓적하고 길게 찢어진 그릴은 그림에서 보았던 평면이 아니고 앞 범퍼의 곡선 라인을 따라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훨씬 강렬했다. YF 쏘나타부터 이어져온 크롬 라인이 헤드램프 윗부분은 주간주행등 역할을 한다. 이 디자인이 앞부분의 하이라이트다.
 
입체적 모양의 그릴과 크롬몰딩 DRL은 이 차의 하이라이트다. 사진: 박효선
 
얼굴에서 아쉬운 부분은 다소 투박해 보이는 헤드램프다. 컨셉트처럼 그릴의 일부분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LED 헤드램프는 얇게 늘릴 수 있으니 싼타페나 팰리세이드의 DRL처럼 얇게 디자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반 전구식 헤드램프를 수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디자인으로 보인다.
 
옆모습은 컨셉트의 강렬함을 가장 잘 담고 있다. 두께가 달라지는 옆면 주름은 날아가는 화살의 모습을 닮아 차체를 더욱 스포티하게 보여준다. 전체적인 실루엣이 쿠페형 세단만큼 낮고 길고 매끄럽다.
 
옆모습은 컨셉트카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영상
 
다소 과하다 할 만큼 튀어나온 트렁크 리드는 비행기 날개에 뒷부분인 플랩의 모양이다. 애프터마켓으로 스포일러를 달아도 이 만큼 두드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고속에서 차체의 뒷부분을 잘 눌러줘 고속안정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잘 달리게 생긴 것은 덤이고.
 
실내 디자인은 몇 달 전 보았던 팰리세이드의 충격만큼이나 강렬했다. 디자인을 물론 마감재의 선택, 컬러 조합 등이 ‘탈쏘나타’ 급이다. 위급 그랜저보다도 더 나아보였다. 물론 시트 착좌감이나 실내 정숙도는 조금 떨어졌다. 검은색 일색에서 벗어나 카멜색, 밝은 베이지 등 컬러가 들어간 색상조합도 요즘 현대차가 미는 트렌드로 보인다.
 
신형쏘나타의 인테리어는 팰리세이드만큼 고급스럽다. 사진: 현대자동차
 
나파가죽의 질감은 부드러우면서 촉촉해 몸에 달라붙는 느낌이었고, 손이 닿는 곳의 마감은 모두 소프트한 재질의 우레탄 아니면 인조가죽, 그리고 야구공 실밥까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풀옵션 모델이기는 하지만, 동급에서 이만큼 실내가 고급스러운 차가 없어 보인다. 외산차 포함이다.
 
실내공간은 쏘나타스럽다. 넓고 공간 활용 잘 했다는 뜻이다. 앞좌석 버킷시트는 부드러운 가죽 덕이 아니더라도 몸을 잘 감싸줬다. 뒷자리도 여전히 넓고, 예전 모델의 단점이었던 낮고 어정쩡한 시트포지션도 좋아졌다. 형님 그랜저에게 살짝 반항하려고 한다.
 
시동을 걸자 익숙한 엔진음이 들려왔다. 기존 누우엔진을 개량한 스마트스트림 G2.0 엔진은 1.6 엔진처럼 엔진에 관련된 모든 열관리를 통합해 빨리 데워지고 적정 온도를 유지시켜 최적의 열효율을 낸다고 한다. 결과물은 10% 이상 향상된 연비다.
 
변속기는 기존 6단 변속기를 개량했다고 한다. 토크컨버터의 락업클러치가 체결되는 구간을 늘려 직결감을 향상시킴으로써 가속성능과 연비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수동변속기처럼 직결돼 가속감이 좋다는 것. 변속기의 반응은 듀얼클러치만큼 빠르고 절도있었다.
 
기자가 타고 있는 7세대 쏘나타의 변속기도 직결구간을 개선했다고는 했지만 유압식으로 미끄러지는 구간이 많아 헛도는 느낌이 있었다. 기존 쏘나타 변속기는 엔진 회전수가 1,300rpm을 넘어야 클러치가 붙어 직결됐는데 신형은 1,000rpm부터 붙는다. 즉 차가 움직이면 바로 클러치가 붙어 직결된다는 뜻이다. 1단에서도 그렇다.
 
160마력을 내는 신형 엔진은 구형 누우엔진과 음색, 반응이 매우 비슷하다. 일상 주행영역에서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엔진음과 초반반응도 그대로다. 6마력이 줄었지만 50kg 이상 가벼워진 차체와 빠릿빠릿해진 변속기 덕에 몸짓은 가볍다. 가속성능도 통쾌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아쉬운 부분은 급가속을 하면서 rpm이 상승할 때 어김없이 들려오는 특유의 부밍음이다. 특히 4천 rpm을 넘어서면 진동도 느껴질 정도로 거슬린다. 이 때 맹렬한 가속성능을 보인다면 어느정도 용납이 됐겠지만, 엔진은 굉음을 내는데 가속감은 밋밋해 엔진음이 소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이 차의 가장 도드라지는 단점이라 하겠다.
 
하체와 서스펜션 조율은 현대차가 이제는 업계 최고수준까지 올라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가벼워진 차체는 경쾌한 느낌을 줬고, 서스펜션은 부드러우면서 큰 충격을 잘 흡수하거나 분산시키며 꽤 좋은 승차감과 경쾌한 핸들링을 선사했다. 카탈로그의 광고성 문구를 시승기에 쓸 수 있을 만큼 괜찮았다.
 
단단하고 가벼워진 차체 덕에 달리기 성능은 좋았다. 사진: 현대차 제공영상
 
7세대 LF 쏘나타는 핸들링, 스티어링 느낌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앞바퀴가 떠있는 느낌이 있었다. 8세대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개선됐다. 앞바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가 더 잘 느껴졌고 피렐리 타이어의 그립도 평균 이상이었다. P제로 타이어는 초고성능 타이어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쏘나타에 탑재된 녀석은 그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편한 4계절용 타이어다.
 
YF 쏘나타에서 LF 쏘나타로 넘어갈 때만큼의 발전은 아니지만 차체강성도 좋아졌다. 게다가 이전 쏘나타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무게도 많이 줄여서 차의 기본기는 제대로 갖춘 셈이다.
 
여기서 답은 나왔다. 이 쏘나타는 엔진이 차체를 못 이긴다. 차체는 한계가 한참 남아있는데 엔진은 죽겠다고 난리다. 특유의 부밍음이 애처럽다. 차는 느리지 않지만 엔진이 버거워하는 느낌이다. 그 부밍음만 잡았어도 완벽했을 것이다.
 
일상 주행을 할 때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완벽에 가깝다. 변속기는 깔끔하고 엔진 음색도 부드러우며 거슬리지 않다. 엔진 회전수를 4천 rpm 미만으로 유지하면서 타면 그렇다. 일상에서 사용한다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갑자기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라는 배포된 자료에서 보았던 문구가 떠오른다. 기계, 즉 머신(Machine)이 아닌 디바이스(기기)라는 것이다. 매일 쓰는 휴대폰을 지칭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처럼 일상생활에서 쓰는 기기인 것이다.
 
신형 쏘나타는 휴대폰과 마찬가지의 '디바이스'다. 사진: 현대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서 신형 쏘나타는 최고의 상품이다. 자율주행은 무지하게 똑똑하고, 온갖 편의장비는 다 들어가 있고, 아리따운 목소리의 음성인식 비서는 일도 잘 하면서 마음씨도 착해보였다. 게다가 디자인도 좋다.
 
이 녀석을 잡아 돌린다고 오른쪽 페달을 바닥까지 밟아 짓이기며 엔진이 토해내는 애처로운 부밍음을 듣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음을 깨달았다.
 
이내 속도를 줄이고, 스마트한 HDA를 쓸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킨 다음, 입체적이고 풍부한 사운드를 내기로 유명한 보스(Bose) 오디오의 12개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듣기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음성인식 비서에게 “USB 오디오”를 외쳤다.
 
명불허전의 보스(Bose) 오디오가 현대차에 처음 탑재됐다. 사진: 현대자동차
 
명불허전 Bose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으며 편안한 운전을 즐기다보니 갑자기 오래된 광고문구가 하나 떠올랐다. “쏘나타는 이렇게 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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