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들이 말하는 자동차 동력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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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들이 말하는 자동차 동력원의 미래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3.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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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공학회, 자동차 기술 및 정책개발 로드맵 발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의 미래 로드맵
단기적으로는 전기와 내연기관의 조합이 적합해
 
자동차 동력원의 미래를 내다보는 자리가 열렸다. 사진: 박효선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원의 미래를 내다보는 자리가 열렸다.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모터,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등 자동차 동력 기술이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전 세계가 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원으로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동력 엔지니어들이 조금 더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본 동력기술의 미래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수소차, 전기차, 하이브리드는 물론 현재 미세먼지의 원흉이 돼버린 내연기관의 미래까지 내다본 이 자리에 학계 및 언론인, 특히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많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자동차공학회가 개최한 이 발표회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 박효선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연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경덕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이 사회를 맡으며 모두발언을 했고,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가 수소차, 황성호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전기자동차, 박영일 KAIST 교수가 하이브리드,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가 내연기관, 그리고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자동차 동력의 발전 전망’을 발표했다.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실현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한국과학기술원 배충식 교수는 말했다.
 
친환경성에 가중치를 적용한 메리트 함수를 적용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드러난 동력원은 하이브리드, 디젤, 가솔린 엔진 순이다. 가장 친환경적일 것으로 여겨지는 전기모터와 수소연료전지는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 구조와 생산과 보관이 까다로운 수소의 특성 때문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친환경, 전동화를 외치고 있는데 우리나라 동력 엔지니어링의 최고봉에 있다는 석학들이 연구한 결과는 사뭇 달랐다. 전기와 수소기관은 친환경적인 것은 틀림없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것이다.
 
발표자들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사진: 박효선
 
내연기관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 한양대학교의 이기형 교수는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상품성, 코스트, 연료의 가격과 공급 인프라, 항속거리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존의 내연기관이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가지므로 2030년에도 80%이상의 주력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수많은 노하우가 쌓이고 관련 산업이 발전한 내연기관을 배제하고 친환경이라면서 경제성이 떨어지는 전기나 수소로 바로 가는 것은 우리 산업과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전동화와 결합된 최적화된 엔진 기술이 필요하며, 향후 20~30년간은 자동차 주요 동력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내연기관의 효율향상과 배기저감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과 우수한 인력 양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감할 수 있는 내연기관의 미래를 다룬 한양대 이기형 교수. 사진: 박효선
 
사석에서 따로 기자와 대화를 나눈 이기형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구 역량이 너무 갑자기 전동화로 쏠리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중국처럼 내연기관의 원천기술이나 응용기술이 약한 나라는 전기에 올인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쌓아놓은 것이 많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좋은 기술을 최대한 사용하면서 전동화를 통해 내연기관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점진적으로 전동화로 가는 것이 맞다는 그의 설명에 기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로드맵 발표를 마무리한 한국과학기술원 배충식 교수는 “정부 에너지 정책,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 로드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단기적으로 내연기관의 전동화 및 후처리 장치, 하이브리드 기술에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하이브리드 고도화 기술, 신에너지 자동차의 핵심기술 개발 및 인프라 보급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루뭉술하지만 결론은 나왔다. 어느 하나가 가장 좋을 수가 없고 모든 기술이 서로 융합되며 보완해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 기술을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짜다. 친환경 동력원의 개발은 이제 시작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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