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수뇌부가 르노삼성에 던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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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 수뇌부가 르노삼성에 던진 숙제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2.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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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그만하고 조속히 정상화 해라”
신차 생산 물량 배정하지 않을 수도
 
르노그룹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찾았다. 사진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르노 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고 있는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Jose-Vicente De Los Mozos)이 지난 21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과의 대화를 나눴다고 알려졌다.
 
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해 첫날 오전부터 하루 종일 공장에 머물며 모든 공정을 지켜봤고 각 공정 별 현장 책임자 및 관리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그 자리에서 많은 말을 쏟아냈다. 특히 어려워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하는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세계 각지의 공장이 신차 물량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우 임금 등 생산단가는 높지만 생산성과 품질이 그룹 내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기서 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자동차의 미래는 르노삼성자동차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르노삼성자동차 협상 당사자들 간에 이번 임단협을 결론짓기 바란다”며 말을 마쳤다.
 
무서운 경고다. 비싸도 잘 만들어서 일을 줬는데, 더 비싸지면 일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해외 거대기업 임원의 갑질과 협박이 아니다. 경쟁력을 확보해 살아남으려는 똑똑한 경영인의 당연한 주문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60% 이상이 수출물량이다. 미국에서 대박을 쳤던 인기차종 닛산 로그의 생산량이 전체의 50%에 이른다. 잘 나가는 모델을 위탁생산해 회사가 굴러갔던 것이다. 해외 수출물량이 끊기면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국내 판매는 갈수록 줄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모델이 나온다는 소식도 당분간은 없다. 해외 수출물량 확보에 회사의 존폐가 달려있다.
 
업계는 생산성은 높지만 인건비가 비싼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결국 생산성과 품질이며, 본사가 원하는 비용대비 생산성이 나와주지 않으면 공장을 가동할 이유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21일에도 임단협 협상은 이어졌으나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는 못 한 것으로 전해졌고,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는 부분파업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을 하는 동안 생산하지 못하는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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