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린카 신규차량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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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그린카 신규차량동향
  • 교통뉴스 김경배 위원
  • 승인 2011.11.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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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7일 정부는 제10차 녹색성장 위원회 보고대회에서 지식경제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녹색성장위원회가 참여한 '그린카 발전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까지 120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90만대를 해외에 수출하며 국내시장 점유율의 21%를 그린카로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3.1조 원의 민간투자를 유도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린카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는 세금혜택을 지원하며 전국에 충전시설을 비롯해 기반시설을 확충한다고 합니다. '자동차'와 '친환경'은 지금까지 서로 엇갈린 관계로 보였습니다. 차가 내뿜는 매연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됐고 차가 소비하는 화석연료는 수십 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자동차에 관한 규제를 만들었고 보다 친환경으로, 보다 효율적인 자동차를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1992년부터 유럽연합이 채택한 'EURO-X'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 명칭으로 질소산화물(NOx)과 분진 및 매연(PM)의 배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09년부터 시행된 'EURO-5'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 차량에도 'EURO-5' 기준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2014년 9월 1일부터는 EURO-5보다 대략 50% 강화된 EURO-6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EURO-X와 비슷한 수준의 기준을 만들어 배출가스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역시 배출가스 규제책을 만들어 자동차의 친환경화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린카는 무엇인가? '그린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차'로 분류되는 차들을 그린카라고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7일 정부에서 발표한 그린카는 좀 더 세분화된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녹색성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그린카는 다섯 가지 종류로 구분됩니다.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전기차(EV), 전기차에 엔진을 추가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엔진으로 전기를 충전하는 하이브리드차(HEV), 수소와 산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차(FCEV) 그리고 디젤엔진을 사용하지만 배출가스 적고 연료 효율이 좋은 클린디젤차(CDV)가 그것들입니다.

 

그린카 시장점유 예상 녹색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까지 그린카의 종류별 시장점유율은 클린디젤차(CDV)와 하이브리드차(HEV)가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0년에는 세계시장에서 3천만 대가 그린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카들 가운데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차들도 있습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그린카가 EURO-5기준을 만족하는 디젤차입니다. 디젤 승용차인 라세티, 쏘울을 비롯해 SUV인 쏘렌토R 등의 차가 친환경차 즉, 그린카에 속합니다. 친환경 디젤차를 제외하면 주로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HEV)가 그린카에 속합니다. 현대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기아의 포르테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토요타의 프리우스, 혼다의 인사이트 등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린카입니다.

 

전기차와 화석연료 자동차

전기차와 엔진으로 구동되는 차를 비교해보면 왜 전기차를 그린카의 대명사로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전 '자동차엔진'에 대한 연재에서 가솔린엔진은 약 25%, 디젤엔진은 약 35%의 효율을 갖는다고 얘기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가운데 25%~35%만이 차를 움직이는 운동에너지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열에너지로 사라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차로 부각되는 이유가 나옵니다. 충전지를 통해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는 약 80%의 효율을 보입니다. 나머지 20%는 충전지의 효율 저하로 사라집니다. 그래도 25%~35%의 효율보다 많게는 3배나 차이가 납니다. 또한 전기 모터를 이용해 차를 만들 경우 많은 부품이 절감됩니다. 대표적인 부품이 바로 변속기입니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차는 모터의 특성상 변속기가 필요 없습니다. 모터는 회전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출력을 내기 때문입니다. 반면 엔진은 회전수에 따라 출력의 차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엔진의 힘을 표시할 때는 [최대출력 300마력 / 6,500rpm]처럼 회전수도 같이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연기관의 자동차는 힘의 전달이 효율적으로 되기 위해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기차에서 변속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아직까지 개선해야하는 전기차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입니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은 한번 충전으로 200km정도를 갑니다. 일반자동차가 한번의 주유로 500km 정도를 달리는 것과 비교해 짧은 거리입니다. 하지만 주행거리보다 더 큰 문제는 충전시간입니다. 빨라야 30분, 길게는 6시간을 충전해야합니다. 휘발유 주유에 채 1분도 안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점이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행거리가 짧거나 도심에서 출퇴근 같은 반복적 코스에 사용되는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이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은 자료를 통해 80% 이상의 자동차가 하루 평균 주행거리 100km를 넘지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국은 하루 평균 50km에 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문제없다고 주장합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자동차 회사와 손을 잡고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르노-닛산과 손잡고 전국을 커버하는 전기차 충전망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약 40km마다 충전소를 마련해 전기차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까지 전기충전기 135만대, 수소충전기 168개소를 확충할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는 이런 인프라가 확충되면 매력적인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반면 전기의 생산 방식에 따라 과연 친환경이고 효율적이냐는 논란도 있습니다. 2010년 세계원자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약 34.8%의 전기를 원자력에서 얻고 나머지는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얻지만 세계적으로는 원자력의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주요 전력 생산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도 어차피 화석연료를 태워서 만드니 전기차도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결국 방식이 전기가 됐건 화석연료가 됐건 그린카의 목표는 효율성의 극대화와 친환경화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플러그를 꼽는 전기차, 엔진에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수소-산소의 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차, 효율이 좋은 디젤엔진을 더욱 발전시키는 클린디젤차가 그린카로 꼽히는 것입니다.

100년만의 부활, 전기자동차

2000년대 들어와 화석연료가격의 상승과 배출가스 규제로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전기를 활용하는 자동차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보다 먼저 만들어진 차가 바로 전기차입니다.

전기자동차의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면 놀랍게도 1832년까지 거슬러 갑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앤더슨이 전기차의 시초인 원유전기마차를 발명한 것입니다. 이후 1895년에는 전기삼륜자동차가 개발됐습니다. 이때부터 전기차의 전성기가 짧게 30년간 펼쳐집니다. 전기차는 당시 개발되던 내연기관차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었습니다. 냄새, 소음, 진동이 적었고 변속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1900년을 전후해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의 주류를 이뤘습니다. 당시 일반 전기차가 1천 달러 정도 가격을 형성했지만 부유층들은 여기에 고급 악세사리로 치장을 해 3천 달러가 넘는 전기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부터 상황은 역전됐습니다. 휘발유가격이 내려가고 내연기관을대량생산하면서 단가가 내려갔습니다. 결국 경제성이 떨어지는 전기차는 사라지고 내연기관이 100년간 자동차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시 전기차가 등장한 것은 1996년 미국에서입니다. 제네럴모터스(GM)에서 개발한 전기차 'EV1'은 환경에 대한 자동차의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생했습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임대형식으로 보급됐던 EV1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라지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가 토요타에서 개발됐습니다.

 
토마스 에디슨과 전기차 미국의 국립미국사박물관에전시되어 있다. 1890년대부터 1900년대 초반은 전기차가 주를 이뤘다. <출처: wikipedia>

일본에서 1997년 시판된 이후 현재까지 200만대가 팔려나가면서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로 알려졌습니다. 혼다에서도 전기모터와 엔진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인사이트'를 내놓는 등 전기차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기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배터리기술의 발전과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의욕 그리고 인프라 확충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되면서 더욱 가속화 됐습니다. 심지어 국가와 자동차회사간의 제휴도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은 르노-닛산과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전기차 회사에 세금 감면을 비롯한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르노-닛산은 이스라엘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편 2010년 하반기 판매를 시작한 닛산의 전기차 '리프(Leaf)'는 타임지의 '2009년 최고의 발명품 베스트 50'에 들기도 했습니다.

리프는 한번 충전으로 160km를 갈 수 있으며 배기가스가 전혀 없다고 업체는 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그린카 발전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의 발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뚫고 나갈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의 주요 특허를 일본 업체들이 갖고 있고 클린디젤차(CDV)의 주요 부품에 대한 특허 역시 보쉬, 델파이와 같은 다국적 부품회사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자료에서도 나타나듯 선진국에 비해 아직 기술개발이 뒤처진 상태이지만 지속적 투자와 기술개발로 그린카 선진국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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