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한국지엠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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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한국지엠 해법은 없나?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11.1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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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근속자 명예퇴직설은 해외 법인 대상
그래도 끊이지 않는 한국지엠 국내 철수설
자체 경쟁력 강화해서 철수할 명분을 막아야
 
 
한국지엠은 금일 언론에서 보도한 “’12년차 이상 명퇴’ 한국GM 감원태풍”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GM에서 실시하는 희망퇴직 대상자는 GM 북미지역(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12년 이상 근무한 사무직 직원과 글로벌 임원이라고 전했다.
 
국내 근무하는 직원 중 명퇴 대상자는 글로벌 산하 외국인 임원 등 고위층에 한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은 본사 경영진이 GM 직원들에게 보낸 영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번 명퇴 대상이 국내 직원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 메일 내용을 살펴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GM 본사는 올해 9월까지 비용 및 투자금 집행 이후 잉여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9억 달러에 달하는 등 자금 사정이 악화될 조짐이 있고, 현금 흐름을 개선해 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하려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직원들에게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경영진은 자금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폰티악에 위치한 엔진관련(Propulsion) 연구소 통합, 연구개발 스튜디오 건립 등의 예정된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장 국내 근로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하더라도 지엠이라는 글로벌 공룡이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고 직원들에게 실토하면서 체질개선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상황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다. 가뜩이나 인건비가 비싼데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한국지엠이 본사 경영진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의문이다.
 
한국지엠에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다. 그가 부임한 모든 지역은 ‘성공적’으로 회사를 정리하고 나왔다. 최근 한국지엠은 연구개발 부문을 따로 떼어내는 분사작업을 마쳤다. 우리 정부와 투자자, 직원들은 발끈했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이 모든 경영활동이 결국 손실을 줄이고 손을 떼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경영 전략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부분은 손실을 줄이고 털어내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미국 경영자들이 가장 잘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경영자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부담과 국민정서 등으로 그들 특유의 빠른 행동을 못하고 있다. 이럴 때 미국인들이 취하는 특유의 행동은 손해를 가능한 덜 보게 하면서 시간이 가도록 뭉개는 것이다. 시간이 가면 어차피 회생이 힘들어질 것이고 더 이상 추가 투자 등의 압력을 받지도 않고 자연스레 철수할 명분도 쌓인다.
 
지금 운전대는 GM이 잡고 있다. 그들은 어느 시점이 됐던 기회나 명분이 되면 미련 없이 우리나라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 회사가 어려우면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지금은 감정적인 대응 보다는 한국지엠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협력하는 통 큰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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