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상용차 르노 마스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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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용차 르노 마스터 이모저모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10.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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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중앙연구소서 상용차 마스터 선보여
유럽형 소형 상용차 ‘마스터’ 국내 첫 선
세미 보닛 방식으로 전면충돌 안전성 확보
전륜구동...적재공간 넓고 눈길 접지력 우수
국내 상용차 시장을 바꿀 새로운 패러다임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르노 마스터. 사진: 민준식
 
유럽형 카고 밴(상용차) 르노 마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르노삼성차는 16일, 기자단을 불러 유럽에서 38년간 인기를 끌어온 상용 밴 ‘마스터’를 선보이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얼핏 보면 현대 스타렉스의 디자인과 비슷한 2박스 구조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모두 넉넉하다. 국내에 선보이는 마스터는 짧은 버전인 S와 롱 버전인 L 두 가지다. 두 모델 모두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 차체는 후륜구동 파워트레인도 탑재가 가능한 전천후 디자인이다.
 
르노삼성차는 본닛이 있는 2박스 디자인은 국내 경쟁 상요차의 캡형 디자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충돌안전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충격 흡수가 잘되는 모노코크 바디에 충격을 흡수할 공간도 충분해 국산 트럭보다 훨씬 안전할 것임은 분명하다.
 
엔진룸을 열어보니 익숙한 4기통 엔진이 가로로 놓여있다. 2.3리터 4기통 디젤엔진은 거대한 엔진룸에 비해 아담해 여유공간이 많다. 그리고 각종 배선과 주요 부품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정비가 편해 보인다. 트윈터보 엔진은 145마력을 내며 최대토크는 36.7이다.
 
엔진룸은 여유공간이 많고 정비성이 용이해 보인다. 사진: 민준식
 
눈이 와 미끄러운 도로에서 후륜구동 기반인 국내 상용차들은 맥을 못 춘다. 특히 짐을 안 실은 공차상태에서는 뒷바퀴 접지력이 낮아 노면이 미끄러우면 위험하다. 그러나 전륜구동 방식인 마스터는 이런 걱정이 없다.
 
뒤로 이어지는 차체는 후륜구동 파워트레인의 변속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놓아 엔진과 변속기를 세로방향으로도 놓을 수 있다고 한다. 300여 가지의 다양한 트럭 조합을 구성할 수 있다는 마스터는 일단 국내에서는 3인승 밴으로 선보인다.
 
마스터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사진: 민준식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캐빈은 넓고 시원하다. 특히 수납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편하다. 일부 스위치가 예상치 못한 자리에 있는 것은 프랑스차 특유의 감성쯤으로 여기면 되겠다. 비상등 스위치가 천장에 달려 있는 것은 최대의 반전이었다.
 
마감 수준은 짐을 싣고 다니는 상용차이니만큼 기본 수준이다. 의자도 국내에서 보기 힘든 직물로 마감돼있다. 모든 패널은 플라스틱이다. 그래도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정도는 있다.
 
실내공간은 매우 '스파르탄'하다. 수동변속기만 나온다. 사진: 민준식
 
짐칸은 그야말로 짐을 싣는 공간이다. 승용차나 승합차처럼 패널로 마감되기는커녕 고스라니 드러난 철판에 흡차음재 한 장도 안 붙어있다. 바닥은 합판 재질의 마감재가 있고 벽면 하단부 일부만 역시 합판(MDF) 마감이 되어있다.
 
적재공간 바닥은 낮고 천장은 높다. 사진: 민준식
 
중간중간 차체강성을 위해 ‘ㄷ’자로 접은 보강 기둥이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다양한 패턴의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각종 공구나 물건을 걸거나 매달 수 있는 구멍이라고 한다. 여기에 밧줄을 걸거나 공구를 매달 랙을 걸고 고정할 수도 있다.
 
뒷문은 S 모델은 좌우로 180도 열리고 L 모델은 270도 열려 완전히 열면 차체 옆에 붙는다. 좁은 골목에서 문을 열어도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S 모델에는 큰 바이크 두 대가 여유있게 들어간다. 사진: 민준식
 
앞 서스펜션은 전륜구동차 특유의 맥퍼슨 스트럿이고 후륜은 트럭과 같은 판스프링 방식이다. 뒷축은 아무 기능도 안 하는 통 축에 바퀴가 좌우로 달렸고 이를 한 쌍의 판스프링이 차체와 연결하며, 역시 한 쌍의 쇼크업소버가 차체의 출렁임을 막아준다. 아주 간단하지만 많은 짐을 실어도 버틸 수 있는 설계다.
 
뒤 서스펜션은 간단하고 튼튼한 판스프링 방식이다. 사진: 민준식
 
구동력과 차체 자세를 제어해주는 ESP는 기본으로 달렸고, 뒤에 트레일러 등을 매달고 견인할 때 안정성을 높여주는 장치도 기본 장착된다. 차선을 이탈하면 알려주는 차선이탈경고 또한 기본이며 이는 국내 중소형 상용차에는 유일하게 달려있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변속기 하나만 나온다. 가격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어차피 상용차는 가격 때문에 수동변속기를 많이 찾는다. 차를 몰아보지는 않았지만 변속감은 절도 있었고 클러치페달도 가벼웠다.
 
관계자의 허락을 얻어 시동도 걸어볼 수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엔진은 승용디젤만큼 조용하거나 나긋나긋하지는 않았다. 스티어링휠에는 대형트럭같은 진동도 전해졌다. 2.3리터 엔진이라고 했지만 느껴지는 진동은 3리터급이다. 그러나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다.
 
진열된 두 대의 마스터 중 큰 모델인 L에는 가구를 조립하고 옮길 수 있는 워크샵 형태로 꾸며졌고 S 모델은 모터사이클을 싣고 다니는 모험가의 차량으로 연출됐다. L 모델에는 길이 3미터의 각목과 소파, 책장 등을 넉넉히 실을 수 있었고 S 모델에는 커다란 바이크 두 대를 싣고도 여유공간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50cm 더 길고 16cm 키가 큰 L 모델이 작은 S 모델에 비해 최대적재량이 100kg 적었다. 그 이유를 르노삼성차 관계자에게 묻자 인증 받은 총 중량(Gross Weight)는 두 차가 같은데 L모델은 공차중량이 100kg 더 나가기 때문이란다. 같은 타이어와 서스펜션으로 지탱할 총중량은 3.5톤인데 L모델은 공차중량이 2.3톤, S는 2.2톤이라 더 실을 수 있는 무게가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측은 마스터를 소개하면서 낡은 프레임 방식의 경쟁 상용차(현대 포터 등)에 비해 강인한 2박스 구조로 충돌 안전성이 뛰어나며 전륜구동 방식이라 공간활용성이 높고 겨울철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들이 타깃으로 지목한 포터보다는 박스형 밴인 스타렉스가 더 가까운 경쟁자로 보인다. 비슷한 구조의 차체와 모노코크 디자인을 갖춘 2박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된 디자인의 일제 상용차(미쓰비시)를 기반으로 한데다가 후륜구동이라 겨울철에 취약하고 적재공간도 마스터에 비해 훨씬 작다.
 
그동안 소형 상용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독무대였다. 오랜 기간 경쟁이 없다보니 똑같은 디자인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이런 독점 체재에 르노 마스터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겨울철 열악한 도로상황에 전륜구동 기반의 상용차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적재함을 낮출 수 있어 늘어나는 적재량은 덤이다.
 
르노 마스터는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사진: 민준식
 
마스터의 가격은 2,900 ~ 3,100만원이다. 경쟁차에는 없는 차선이탈경고를 포함 각종 안전장비를 갖췄다지만 2,110만원부터 시작하는 그랜드스타렉스 밴 모델이 눈에 들어온다. 르노삼성측은 충분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밝혔지만 거의 1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차는 돈 버는 데에 써야 할 상용차에겐 큰 숫자다.
 
이날 차를 소개한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 김태준 상무는 지난 2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지금까지 250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올해 프랑스에서 수입한 초도물량은 200대에 불과해 올해 팔 물량은 이미 동이 났다. 가격차가 있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증거다.
 
김 상무는 “마스터가 기존 낡은 트럭 플랫폼에 적재함을 올린 탑차 일색이던 국내 중형 상용차 시장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도물량이 완판돼 고무적이라면서 내년에는 시장 반응을 분석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국내 중소형 상용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르노 마스터는 국내 상용차 시장의 변화를 만들어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공간활용성과 주행성능이 뛰어난 전륜구동 방식과 수많은 조합으로 다양한 차체를 만들 수 있는 디자인 덕분이다. 가격 차이를 극복하고 국내 시장에 안착하면 기존에 안주하던 국내 메이커들도 정신이 바짝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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