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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시승기 - 수수한 모습의 팔방미인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9.15 14:53
이미 하이브리드 모델로 친숙한 니로의 전기차 니로EV는 모든 면에서 낯이 익었다.
시프트 레버 자리를 조그셔틀 방식의 기어 셀렉터가 차지하면서 센터콘솔이 높아진 것과 계기반 그래픽이 달라진 것 외에는 실내에서 차이점이 크지 않다.
겉모습 또한 막힌 그릴과 곳곳에 붙은 파란색 장식, 그리고 휠 디자인을 제외하면 익숙한 모습이다.
 
풍광이 이름다운 석파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니로 EV. 사진: 민준식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태풍 예보 때문에 취소됐던 기아 니로EV의 시승행사가 한달 만에 다시 열렸다. 세검정 인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석파정에서 니로 전기차를 만나보았다.
 
전기차는 앞모양만 봐도 단박에 구별해낼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엔진의 엄청난 열을 식혀줄 라디에이터가 없어, 전면부에 커다란 공기 흡입구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자동차의 얼굴로 여겨지는 그릴이 없다.
 
니로EV의 호랑이코 그릴은 막혀있다. 사진: 민준식
 
기아차의 얼굴인 호랑이코 그릴이 니로 EV에서는 흔적만 보인다. 테두리 윤곽선을 따라가 보면 운전석 쪽 모서리 일부가 열린다. 그 부분을 열면 충전 단자가 나온다.
 
SUV 치고는 차고가 낮지만 휠베이스가 길어 차체가 길어 보인다. 특히 뒷바퀴가 한참 뒤로 밀려있고 짐칸이 짧은 해치백이나 왜건 스타일에 가깝다. 그 덕분에 광활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뒷자리는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자가 앉아도 공간에 여유가 있다.
 
휠베이스는 2,700mm로 긴 편이다. 사진: 민준식
 
조금 심심해 보이지만 잘 짜여진 실내는 의외로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다. 가죽시트의 재질도 합격점이고 의자는 편안하다. 소프트한 재질의 마감재가 대시보드, 도어패널 상단, 팔걸이 등 곳곳에 쓰였다. 딱딱한 플라스틱 마감도 번들거리지 않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기존 니로와 가장 큰 차이점은 기어봉이라 불리는 셀렉터 레버 대신에 조그셔틀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이 것으로 전진, 후진, 중립, 주차를 선택할 수 있다. 돌리는 레버가 너무 낮으면 조작하기가 불편하니 센터콘솔 자체를 높였다. 그리고 그 밑에 꽤 넓은 수납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기어레버가 사라지고 조그셔틀로 바뀌었다. 사진: 민준식
 
한지붕 두가족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아차의 실내 레이아웃이나 조작 편의성은 상당히 좋다. 특히 각종 편의장비의 조작성은 철저히 한국화 되어있어 쓰기에 편하다.
 
각종 편의장비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 차선을 완벽하게 읽어 알아서 가주는 것은 물론, 내비게이션이 과속카메라 위치를 경고하면 차가 알아서 제한속도에 맞춰주기까지 한다.
 
전기차는 시동을 걸어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웰컴사운드의 음악소리가 차가 잠에서 깨어났음을 알린다. 조그셔틀을 돌려 D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르륵 미끄러져 나간다. 마치 견인차가 끌고가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204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감속기’로 불리는 1단 변속기가 앞바퀴에 전달한다. 3.8리터 6기통 엔진이 내는 40kg-m대의 강력한 토크가 모터가 돌지 않아도 바로 나오기 때문에 기어비를 나눌 필요가 없다. 전기차의 감속기는 일반 변속기의 5단이나 6단 기어 하나만 쓰는 ‘1단 변속기’라고 이해하면 설명이 될 것이다.
 
밟으면 ‘위잉~’하는 모터소리와 함께 강력하게 튀어 나간다. 가벼운 코나 EV의 맹렬함은 아니지만 대배기량 6기통 엔진이 달린 차량만큼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은 가볍다. 가벼운데다가 가운데로 돌아오려는 성향이 강하다. 저속에서도 바로 가운데로 돌아오려고 해 약간 이질감이 있다. 다행히 유격은 크지 않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적당히 무거워져 안정감이 있다. 일단 속도가 붙으면 무게감도 함께 붙어나가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다.
 
전기차 니로의 운전석은 깔끔하고 마감품질도 좋다. 사진: 민준식
 
승차감은 상당히 부드럽다. 요즘 탄탄해지고 있는 하체 세팅을 감안하면 의외다. 긴 휠베이스 덕분일까 승차감은 나긋나긋하고 부드럽다. 큰 진동을 잘 흡수해 분산시켜 엉덩이와 몸으로 느껴지는 기분 나쁜 충격이 적다. 그 대신 앞과 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긴 휠베이스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합작이다.
 
여기서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현대의 코나 EV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짧고 가벼운 코나는 모든 면에서 통통 튀면서 경쾌한 거동을 보인 반면 니로는 한층 진중하다. 어찌 보면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니로가 더 안정감을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니로는 컴포트 성향의 패밀리카에 가깝고 코나는 벨로스터를 닮은 펀카로 여겨진다.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이름값 하는 미쉐린 타이어의 조합일까, 니로 EV의 주행소음은 코나 EV는 물론 준중형 세단 아반떼나 K3보다도 조용했다. 의외로 조용했던 노면소음 대신 천장에서 들려오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더 컸다. 컴포트 성향으로 조율한 서스펜션과 하체 세팅임을 다시금 알아챌 수 있다.
 
전기차인 니로 EV는 패들시프트 레버로 회생제동 장치의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장치를 자동으로 해놓고 달릴 땐 갑자기 제동력이 증가해 일정치 않은 제동페달 답력을 줘 불편했지만 아예 꺼놓으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처럼 자연스런 답력을 얻을 수 있다. 전기차의 생명인 ‘주행거리’는 어느정도 손해를 보겠지만 자연스런 주행감각을 선호하는 기자는 이를 꺼놓고 다녔다.
 
기아차는 이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전혀 밟지 않고도 차를 세울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 공도에서 회생제동을 최대로 놓으면 꽤 빨리 속도가 줄어 비상상황이 아니면 브레이크 페달을 안 밟아도 일상 주행이 가능해 보인다. 익숙해지면 자주 쓸 기능이다.
 
기아차의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은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어 보인다. 차선을 완벽하게 따라가는 것은 물론 어지간한 굽은 길도 능숙하게 주행하며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빨리빨리’ 성향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앞차와의 거리도 적당히 ‘짧게’ 유지하면서 운행한다.
 
내비게이션에서 속도를 줄이라는 여성 음성과 함께 벨소리가 나면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인다. 사실상 ‘자율주행’이다. 물론 30초마다 스티어링휠에 손을 올려 운전자가 깨어 있음을 차에게 알려줘야 한다. 운전대를 잡은 기자는 시승 내내 두 손을 놓으며 동승한 기자를 불안하게 했지만 차는 똑바로 가면서 안전하게 운행했다.
 
넓고 안락한 뒷좌석은 손님을 '모셔도' 될 정도다. 사진: 민준식
 
이제는 시동을 걸고 기름을 태우던 자동차가 주머니에서 꺼내 버튼을 눌러 쓰고 저녁 때 충전해주는 ‘디바이스’가 됐다. 조금 있으면 자동차가 운전을 해 주는 것은 물론 홀로 외로운 운전자를 위한 말동무가 되어줄 수도 있겠다.
 
조용하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150KW의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은 지구력도 뛰어나다. 한 번 충전하면 400km정도는 쉽게 달릴 수 있다. 니로의 장점인 넓은 실내공간은 그대로다. 주행소음이나 승차감도 합격점이다.
 
스타일은 수수하지만 못 하는 게 없는 모범생이다. 유지비 걱정 없고, 실내 넓고 짐 많이 실을 수 있으면서 승차감 좋고 조용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이 녀석이 딱이다.
 
짐칸도 꽤 넓어 실용적이다. 사진: 민준식
 
보조금 혜택까지 더하면 3천만 원 초반 대에 풀옵션 패밀리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시승을 마치자마자 4년 된 기자의 중형차를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았다.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junsik.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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