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타본 투싼 페이스리프트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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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타본 투싼 페이스리프트 시승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8.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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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기대주
페이스리프트된 투싼은 겉보기에 바뀐 부분이 많지 않다.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고 개방감이 좋아졌지만 플로팅 타입 스크린은 다소 투박해 보인다.
출시 10년차를 맞는 R엔진은 원숙의 단계에 이르렀다.
8단 자동변속기는 듀얼클러치만큼 변속과 반응속도가 빠르고 기어를 내리면 rpm을 보정해주는 ‘레브매칭’ 기능도 가졌다.
핸들링, 제동성능,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얼핏 보면 바뀐 부분이 많지 않은 투싼 페이스리프트가 공개돼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제한된 구간에서의 시승이지만 꽤 많은 부분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었다.
 
3년 만에 베일을 벗은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 사진: 민준식 기자
 
 
최근 패밀리룩을 적용한 외부와 인테리어 디자인
 
전면 그릴은 최근 현대차의 얼굴인 캐스캐이딩 그릴이 들어가 기존 직선으로 내려가는 옆면에 굴곡을 줬다. 기존 가로 크롬바 그릴 속에는 싼타페에 선보였던 벌집모양 패턴이 들어가 있어 패밀리룩을 갖췄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하단 측면부에 굴곡이 있다. 사진: 곽현호 기자
 
측면부는 휠 디자인을 빼고는 거의 변화가 없다. 몰딩 부분이 조금 바뀐 것이 전부다.
 
뒷모습도 테일램프의 패턴이 바뀐 것 말고는 큰 변화는 없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기존 디자인의 조화와 신규 적용된 캐스캐이딩 그릴의 조화가 자연스럽다.
 
급격한 변화가 보고 싶다면 차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존 T자 모양의 대시보드가 요즘 밀고 있는 분리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들어간 플로팅 방식으로 바뀌었다.
 
인테리어의 변화폭이 크고 마감은 고급스럽다. 사진: 곽현호 기자
 
이 방식은 대시보드의 높이가 낮아지는 시각적 효과를 주기 때문에 개방감이 좋아진다. 실제 운전석에서 내다보는 바깥의 모습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반가운 부분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 고급스러운 가죽(인조가죽)과 바느질 마감이 돼있는 크래시패드의 디자인이다. 고급 가죽소파나 핸드백 등에 들어간 박음질 패턴과 가죽 무늬가 고급스러움을 더해주고 실제 만져보아도 촉감이 뛰어나다.
 
고급스러운 마감은 반가운데 플로팅 타입 스크린의 디자인이 다른 부분과 잘 어울리지 않아 아쉽다. 스크린 주위에 각종 스위치를 배치해 쓰기 편하게 한 점은 이해가 가는데 그 모양과 배치가 다소 촌스럽고 어지럽다. 실내 디자인에서 보이는 옥의 티다.
 
 
오래됐지만 농익은 엔진과 똘똘한 8단 변속기
 
시승 전에는 내심 ‘스마트스트림’이라는 이름표를 받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경량 1.6엔진 차량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출시된 지 10년차에 이른 ‘사골’ R엔진이 들어간 최상급 모델로 시승차를 준비해 아쉬웠다.
 
'사골'의 반열에 드는 R엔진은 나무랄 데 없다. 사진: 곽현호 기자
 
그 아쉬움과는 별개로 2.0 디젤엔진은 회전질감이 부드러워지고 다소 카랑카랑하던 엔진음도 중후한 중저음으로 바뀐 데다 진동도 많이 줄어들었다. 2009년형 투싼ix에 쓰였던 엔진의 폭발적인 반응은 점잖아졌지만 힘은 그대로다. 힘을 내는 파워 딜리버리가 부드럽고 세련돼 부드러운 운전이 가능하다.
 
8단변속기 또한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특유의 부드러운 변속감은 그대로인데 변속 속도가 많이 빨라졌고 반응도 재빠르다. 급가속을 할 때 최대회전수 부근인 4000rpm에서 다음 단으로 넘어갈 때, 독일 고성능차에서나 느껴지던 약간의 움찔하는 변속총격도 느껴진다. 변속도 독일차만큼 빠르다.
 
발표회장에서 밝혔던 새로운 기능은 기어를 내릴 때 미리 엔진 회전수를 보정해 높여주는 ‘레브매칭’이다. 원래 클러치 기반의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기어를 내릴 때 울컥거림을 방지하고 빨리 기어를 바꿀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인데 유체클러치 방식의 일반 자동변속기에도 이 기능을 넣었다.
 
그래서 반응이 빠르고 스포티하다. 기어를 수동으로 내리면 “부웅”하고 rpm이 급상승하며 아래 기어에 맞물리는 속도에 맞춰주고, 즉각 변속이 이뤄진다. 변속기 반응이 좋다보니 스티어링휠에 달린 패들을 통해 수동으로 기어를 바꾸는 재미를 주는 패들시프트가 없는 것이 아쉽다.
 
 
소음 스트레스 없고 안정적인 주행성능
 
“쓸데없는 소음은 막고 좋은 소리만 들어오게 했다”던 발표회장에서의 설명은 완전히 맞지는 않지만 소음 스트레스를 많이 줄인 것은 사실이다. 바퀴소리, 바람소리 등이 완벽히 차단되지는 않았지만 운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엔진소리는 앞서 언급했듯이 부드러운 바리톤 음색이다.
 
짧은 시승구간이었지만 주행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사진: 민준식 기자
 
뒷좌석에 동승한 기자의 말에 따르면 적재함 쪽에서 타이어 구르는 소리는 꽤 들렸다고 한다. 차급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는 말도 함께 했다.
 
승차감은 기존 현대차의 부드러운 성향을 잃지 않으면서 독일차처럼 ‘탱탱한’ 승차감을 가졌다. 기본적으로 바퀴가 무게이동이나 충격을 받아도 많이 눌리지 않고 버티면서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세팅을 한 흔적이 보인다. 즉 차가 눌리거나 밀리지 않고 버티면서 접지력을 극대화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운전재미가 꽤 있었다.
 
단점이라면 스프링이 강한 느낌이 들어 과속방지턱 등을 넘으면 한번 튀어 오르는 듯한 출렁거림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뒷좌석에서 이런 느낌이 더 들었다고 동승 기자는 전했다.
 
일부 독일차 서스펜션 댐핑의 특징인 “Over sprung, under damped(스프링은 강하고 댐퍼는 약한)” 느낌이 살아있다.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땐 한번 튀어 오르지만 타이어가 항상 노면에 붙어있으려고 해 주행안정성이 좋은 서스펜션 특징이다.
 
이 셋업의 단점은 오프로드에서 주행할 때 오히려 접지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어가 지나치게 노면을 때리면 단단하지 않은 흙이나 자갈에서는 오히려 불안해진다. 그래서 오프로드에 강한 차량은 튀어오르려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리바운드 댐핑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싼은 오프로드를 갈 차는 아니기 때문에 이는 큰 이슈가 되지는 않겠지만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이라면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짧은 시승여건 때문에 오프로드 체험은 해보지 못했지만 지프만큼의 성능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대가 자랑하는 HTRAC 사륜구동은 험로 주파능력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안정적인 접지력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짧게나마 달려본 와인딩 로드에서 꽤나 안정적이고 뉴트럴한 거동을 보여 이 차는 온로드 성향이 강한 크로스오버임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스티어링 감각은 예전보다 자연스러워지고 유격도 줄었다. 이미 이 문장을 전에도 현대차를 시승하면서 여러 번 사용했다.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인 스티어링 필(느낌, 작동감)도 계속 개선되고 있고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서 다시 체험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을 능가할 수준이라고 하기엔 아직 모자라다.
 
브레이크 성능 또한 날카롭지는 않지만 나무랄 데 없다. 제동력이 초반에 몰려있지 않고 밟는 깊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강해져 자연스럽고 쓰기 편하다.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차에 비해 거대한(!) 휠과 타이어 때문이었을 것이다. 200마력도 안 나오는 출력의 SUV에 19인치 휠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300마력이면 모를까.
 
19인치 휠타이어는 이 차에게는 버거웠다. 사진: 곽현호 기자
 
큰 휠과 타이어는 보기에는 좋지만 성능과 연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엔진 출력이 강하지 않으면 이 법칙이 더욱 두드러진다. 17인치 휠타이어가 장착된 모델의 공인연비가 가장 좋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투싼에게 거는 현대자동차의 기대
 
투싼은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중 하나이다. 특히 SUV 중에서는 가장 많이 팔렸다. 실내공간은 적당하고 마감 및 조림품질도 좋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등 기계적 부분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모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차다.
 
반가운 변화를 이룬 투싼은 현대자동차의 기대주다. 사진: 곽현호 기자
 
이 세그먼트는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쟁터다. 투싼과 경쟁하고 있는 차종들 라인업이 보통이 아니다. 세단이나 해치백에서 SUV로 넘어가는 시장상황 때문에 투싼의 포지션은 현대자동차에게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지 차 만드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디자인과 상품성, 성능은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는다. 경쟁을 이겨내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시장의 선택이다.
 
지금 안팎으로 상황이 녹녹치 않은 현대자동차에게 투싼은 무척이나 중요한 모델이다. 국내에서야 적수가 없지만 우리나라 밖에서는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자동차를 이끄는 소년가장이다. 현대차가 3년 만에 새롭게 바뀐 투싼의 성공에 목을 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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