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사태, 앞으로가 더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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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사태, 앞으로가 더 큰일이다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8.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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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 당한 독일 명차, 뒷북 치는 행정당국
리콜 대상인 BMW 차주들이 울상이다. 어렵사리 안전진단을 받고 운이 좋으면 운행이 가능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뭔가 찜찜하다. EGR쿨러 결함(냉각수 누수)이 있는 차량은 아예 운행이 안 된다. 그렇게 평택 PDI 센터의 주차장은 결함판정을 받고 운행 정지된 차들로 채워지고 있다.
 
BMW코리아의 평택 출고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리콜대상 차량. 사진: 서울신문
 
국토교통부는 이 사달이 나고 나서야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차들은 운행을 못하게 하겠다고 하고 있다. BMW 본사가 결함을 알고도 숨겼는지 파헤치겠다고 나서고 있다. 참 일 잘하는 정부의 모습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기자의 지인은 2.0 디젤엔진이 들어간 BMW 3GT를 타고 있고 천신만고 끝에 안전점검을 받아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논란의 EGR 쿨러는 리콜 대상이기 때문에 교환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교환할 수 있다는 날짜가 내년 4월이다.
 
큰돈을 들여 구입한 세계적인 명차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차주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민형사상 고발은 이미 들어간 상태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피해 차주들을 대변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소고발 진행사항과 피해사례 등을 브리핑 할 예정이다.
 
BMW의 바램대로 정확한 원인분석이 이뤄져 결함부품을 바꿈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 된다면 다행이다. 그런데 10만 여 대의 차량에 들어가는 복잡한 부품을 전부 교체해 주려면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BMW 가솔린 차량을 타고 있는 또 다른 지인은 이런 하소연을 하고 있다. 모든 서비스센터가 리콜 처리에 올인하고 있어 일상정비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서비스 시기가 도래해 일상점검과 예방정비를 받아야 하는 정상적인 차들이 정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형식인 F10 5시리즈 모델도 2016년 11월 이후 생산된 모델은 리콜 대상이 아니다. 즉 논란이 되고 있는 EGR 쿨러를 중간에 개선했다는 증거다. 이 부분이 의심스러워 은폐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BMW의 대응이 어땠는지 논란도 많다. 일단 발 빠른 대응으로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반응도 있고, 알고도 숨기고 꼼수를 부리다 곪은 데가 터졌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누구 말이 맞을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성급해 보이지만 일단 사과하고 수습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나선 모습은 바람직해 보인다. 잘잘못도 중요하지만 일단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 최우선이다. 잘못이 있으면 밝히고 두드려 맞으면 될 일이다. 만약 알고도 숨겼다면 더 큰 일을 치러야 할 것이다.
 
환경부가 배출가스 제어장치의 핵심인 EGR 문제로 벌써 조치에 나섰을 때 지켜만 보고 있던 국토교통부는 이제야 호들갑이다. ‘일 잘하는’ 정부는 철저히 조사해 잘잘못을 가리고 필요하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다.
 
14일 담화를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국토교통부
 
남 일 보듯 하고 남 탓만 하다가 큰 일이 나면 일하는 척 하는 공무원들도 정신이 바짝 들었을 것이다. 이제 외양간 좀 그만 고치고 미리 잘 지어놓았으면 한다.
 
세계적인 명차 BMW가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잘 수습하면 명차의 이미지를 지키는 본전은 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일부 메이커들처럼 삼류 브랜드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훌륭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올바른 판단과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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