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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나는 BMW 520d, 왜 우리나라에서만?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과열로 추정·진단돼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7.29 21:46
가혹한 주행·기후여건 한국형 과부하 의혹
배기가스기준 후처리장치 SCR적용도 관건
 
BMW의 EGR 및 쿨러(냉각장치) 개념도. 출처: BMWfans
 
최근 잦은 화재사고로 논란을 빚고 있는 BMW의 주력 세단 520d가 리콜에 들어간다. 국토부는 BMW의 520d(코드명 F10) 등 디젤 승용차 10만 여 대를 EGR 모듈 불량에 따른 화재 위험성으로 리콜한다고 밝힌 바 있다.
 
4기통 2리터 디젤엔진뿐만 아니라 같은 EGR 모듈이 쓰인 6기통 3리터 디젤엔진이 들어간 차량도 다수 포함된다.
 
BMW의 디젤엔진은 뛰어난 성능과 연비, 내구성은 물론 강화된 유로6 규정을 가뿐히 만족시키는 기술력으로 ‘외계인이 만든 엔진’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던 명품이다.
 
종주국 유럽과 우리나라는 물론 디젤엔진의 무덤인 미국에서도 잘 팔리고 있는 이 엔진이 불이 붙는다는 사례는 외국에서는 보고된 바 없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을까?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EGR 모듈은 전세계 공통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라고 전해진다.
 
다소 가혹한 주행조건인 국내 도로 여건상 오염물질이 많이 나올 수 있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핵심부품인 EGR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디젤엔진의 질소산화물 절감에 필수장치인 EGR(Exhaust-Gas Recirculation)은 배기가스의 일부를 연소실로 되돌려 산소포화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와 산소의 결합을 방지해 질소산화물을 줄여준다.
 
한층 강화된 유로6 배출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BMW는 희박질소촉매(LNT)라는 필터를 추가해 질소산화물을 가둬놓았다가 일정 수준이 넘으면 엔진에 연료를 더 분사해 배기가스 온도를 1,000도 가까이 끌어올려 태우는 기술을 적용했다. 매연을 포집해 태워버리는 DPF와도 같은 원리다.
 
이때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가 제대로 식혀지지 않고 침전물등과 결합해 인화성이 있는 플라스틱 부품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결론을 국토부와 BMW코리아는 내린 것이다.
 
정체가 심하고 가다서다가 많은 국내 주행여건상 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EGR이 더 많이 작동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고 침전물이 쌓여 불이 날 수 있다는 이론이 꽤 그럴싸하게 들린다.
 
타 메이커들 디젤엔진이 질소산화물을 초과 배출해 망신을 당할 때 같은 메카니즘을 적용한 BMW는 멀쩡히 기준을 통과했는데, 그러기 위해 EGR을 많이 가동시키고 LNT에 쌓인 질소산화물을 태우기 위해 뜨거워진 배기가스가 EGR 시스템에 무리를 주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유럽에서 닛산 등의 메이커가 외기 온도가 35도 이상 올라가면 EGR의 작동을 멈추게 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닛산의 해명은 엔진과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프로그램이었다는 주장이다. 갑자기 이 해명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국토부가 발표한 리콜 내용을 들여다보면 BMW 전문 테크니션이 EGR 모듈 내부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해 화재 위험성이 보이면 긴급 후속 조치를 제공하게 된다고 한다.
 
내시경으로 들여다보아 침전물이 많이 쌓여있으면 긁어내 화재 원인을 제거하고 추후 부품을 교체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10만 여 대를 전국 61개 서비스 센터에서 모두 점검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예약이 어려워 서비스 받기가 힘들다는 불평이 나오는데 앞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일부 언론은 화재사고가 계속되고 있고 운행정지까지 시켜야 한다는 호들갑(!)도 떨고 있다. 휴가철 고온의 환경에서 정체 등으로 속도도 안 나면 화재위험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오염물질이 많이 나와 구박을 받는 디젤엔진이 그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장치까지 말썽을 부려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신형 디젤엔진은 후처리장치인 SCR(선택환원촉매)를 사용하는 추세다.
 
선택환원촉매는 질소산화물이 가득찬 배출가스가 촉매를 통과할 때 뜨거운 요소수를 뿜어줌으로서 암모니아와 질소, 물 등으로 변환시켜 내보내는 시스템으로, 엔진 내구성과 성능,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EGR의 작동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복잡하고 부피를 차지하며 비싸다.
 
지금 출시되는 BMW의 최신형 디젤엔진은 이미 이 SCR 방식이 적용됐다. 국내 업체들도 앞 다투어 SCR방식을 소형 디젤엔진까지 모두 적용하고 있다. 결국 디젤엔진에는 복잡하고 무거운 후처리장치를 주렁주렁 달아야 하는 불편함과 가격상승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junsik.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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