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바뀐 신형 싼타페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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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바뀐 신형 싼타페 시승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2.2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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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해진 기본기와 상품성 가진 싼타페TM 타보다
‘캄테크’로 무장한 사람 중심 신개념 SUV로 태어나
웅장한 근육질 몸매와 뛰어난 거주성가진 인테리어
개선 R엔진, 8단 변속기, R - MDPS ... 주행감 개선
국내시장은 왕좌 예약 ... 해외시장 성공할지가 관건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는 문구와 함께 6년 만에 돌아온 싼타페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6년 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싼타페.
 
모든 편의장비가 존재하지만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사용자를 돕는다는 ‘캄테크 (Calm Tech)’가 적용된 싼타페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장치로 무장했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고양 킨텍스에서 펼쳐진 출시행사장 내부에는 무려 130 대의 신형 싼타페가 시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시승장을 가득 메운 130여 대의 신형 싼타페.
 
화려한 언베일링 행사에 등장한 현대차 디자인 총괄 루크 동커볼케 전무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강력하고 튼튼하며 다부진 스타일을 적용한 싼타페가 새로운 현대차의 모습 (Hyundai Look)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디자인 설명을 하고 있는 현대차 디자인 총괄 루크 동커볼케 전무.
 
‘모습은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어구를 인용한 동커볼케 전무는 싼타페가 기능과 실용성에도 매우 충실한 차라고 소개했다.
 
 
과감한 모습의 근육질 몸매와 실용적인 인테리어 돋보여
 
확실히 이전 현대차에서 볼 수 있었던 익숙함 보다는 과감한 디자인이 많이 적용됐다. 테두리를 따라 접은 캐릭터라인을 통해 다부진 근육질 몸매를 뽐내면서도 지저분한 라인이 겹치는 것은 피해 깔끔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근육질 몸매를 뽐내는 신형 싼타페.
 
테일램프 부근과 펜더 주변 등 군데군데 과하다 싶은 라인이 보이는 것은 조금 거슬렸다.
 
실내는 넓고 밖이 잘 보이며 의자는 안락하다. 앞좌석뿐만 아니라 뒷좌석도 시트가 포근하게 몸을 잡아줘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마치 벤치에 걸터앉는 느낌이 드는 다른 SUV와는 사뭇 다르다. 편안한 고급세단보다도 나은 착좌감이다.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설계된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을 자랑한다.
 
3열 시트를 접은 트렁크는 넓다 못해 광활하다. 3열 시트는 어른이 앉을 수 있을만큼 공간이 충분하다. 현대차의 실내 공간 뽑기 실력은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
 
넓은 뒷좌석은 고급세단 이상으로 안락하다.
 
 
개선된 엔진과 8단변속기, 스티어링, 서스펜션이 운전재미 더해
 
언베일링 및 시승행사에 제공된 싼타페는 2.0 디젤엔진과 4륜구동이 조합된 풀옵션 모델이다.
 
시동을 걸자 익숙한 R엔진이 잠에서 깨어났다. 예전 카랑카랑한 음색은 그대로지만 소리가 먼발치에서 들려온다. 흡차음 대책이 잘 돼있는지 시승 내내 진동소음으로 스트레스는 없었다. 다만 정차 시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이 스티어링휠을 통해 살짝 느껴졌다.
 
디젤엔진의 카랑카랑한 소음은 각종 흡차음재로 잘 억제돼 있다.
 
타이어에서 들리는 노면소음도 잘 억제됐다. 엔진음은 속도가 붙으면 이내 다른 소음에 묻혀버려 들리지 않는다. 타이어소음과 지붕에서 들려오는 풍절음이 전부다.
 
개선된 R엔진의 가장 큰 변화는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가 기존 포집방식(LNT)가 아닌 선택환원촉매(SCR)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엔진에서 배출되는 NOx를 촉매에 가두고 요소수를 분사해 암모니아와 물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 방식을 쓰면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더러운 배기가스를 연소실로 되돌릴 필요가 없어져(EGR), 깨끗한 공기만으로 연소를 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출력과 연비가 좋아진다. 특히 EGR이 최대로 작동할 때의 급격한 성능저하가 없어 항상 일정한 출력을 낼 수 있다.
 
다만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보충해줘야 하고 각종장비가 추가돼 무게가 늘고 생산비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몸으로 느껴진 점은 엔진소리가 적게 들리고 진동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소 카랑카랑한 엔진음은 거의 완전히 가려진 채 실내로 들어온다. 급가속을 해도 소음이 크지 않다. 시승 중 소음계로 측정해본 결과 정차 시는 40데시벨, 급가속 시에는 65데시벨을 기록했다. 다른 디젤차에 비해 3-5데시벨 정도 조용한 수치다.
 
엔진소리가 조용해 운전에 스트레스가 적었다. 가속성능 자체는 빠르지 않지만 (추정 제로백 9초대) 급가속 소음은 동급 가솔린엔진에 비해서도 조용하기 때문이다. 시속 120km까지는 막힘없이 속도가 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가속한다.
 
신형 싼타페 급가속 영상
 
8단 변속기는 더 촘촘한 기어비로 초반 발진을 돕는다. 그리고 절도있고 빠른 변속이 인상적이다. 변속충격은 거의 없고 기어를 찾아 헤매는 현상도 전혀 없다. 독일제 8단변속기만큼 똑똑하지는 않지만 무리없이 기어를 찾고 1900kg이 넘는 차를 가볍게 끌고 나간다.
 
장정 세 명이 탑승해 꽤나 난폭한 주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연비는 리터당 10km대를 유지했다. 공인연비는 시승했던 4륜구동 2.0리터 디젤엔진에 19인치휠이 적용된 모델 기준으로 복합 12.0, 도심 11.1, 고속도로 13.4Km/L 다.
 
대시보드와 벨트라인이 낮게 설계돼 밖을 내다보는 시야가 시원하다.
 
부자연스럽고 느낌이 없다고 혹평을 받던 전동식 스티어링의 작동감도 많이 좋아졌다. 모터가 엔진룸에 위치한 스티어링 기어에 달려 보다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게 했다는 현대차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려왔다.
 
그리고 드라이빙 모드가 바뀌면 한없이 무거워지기만 했던 조향감도 보다 자연스러워졌다. 스포츠모드에 놓아도 스티어링 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그 상태에서 조금 과격하게 방향을 바꾸자 적당히 무거워지며 안정적인 거동을 보였다.
 
이전 현대차 전동스티어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퀴가 땅에 붙어있기 보다는 노면과 단절된 기분이 들어, 방향을 바꿔도 자연스러운 피드백을 주는 게 아니라 차와 스티어링이 따로 노는 느낌을 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질감이 싼타페에서는 상당히 개선됐다. 이제는 바퀴가 땅에 붙어 노면을 움켜쥐고 달린다. 그래서 접지력도 좋아졌고 차를 더 재미있게 몰 수 있게 됐다.
 
서스펜션은 스포츠카의 단단함 보다는 패밀리카의 부드러움이 더 많이 녹아들어 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한 번의 출렁임을 보이면서 부드럽게 지나간다. 그런데 공중에 떠가는 듯한 안락감 보다는 지면에 밀착돼 노면과 함께 가는 성향을 보인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비해 고속 안정성은 수준급이다. 고속으로 요철부위를 지나도 한 번 만에 중심을 잡고 노면을 움켜쥔다. 차고가 높은 SUV임에도 불구하고 주행할 때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된 느낌이다. 부드럽지만 허둥지둥하는 거동이 없다. 승차감과 안정성을 양립시킨 상당히 세련된 서스펜션이다.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차가 기울어지지 않아 안정적이다. 롤강성이 강해 어지간한 코너에서도 잘 견뎠고, 오히려 컴포트 성향의 4계절 타이어가 먼저 접지력을 잃어 속도를 줄여야 했다.
 
 
뛰어난 상품성으로 돌아온 싼타페, 현대자동차의 사활이 걸린 모델
 
지난해 현대차는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중국에서 반한감정으로 판매가 줄었고 주력시장이던 미국에서도 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는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원인은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어서다.
 
독특한 모양의 테일램프.
 
최근 몇 년 간 패밀리카의 주류는 SUV와 RV로 바뀌는 추세가 됐는데 현대차의 RV 라인업이 그 트렌드를 따르지 못한 것이다. 싼타페는 2012년 출시돼 노후했고 새로 출시된 투싼 하나로는 다양한 소비계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세그먼트가 싼타페 크기의 중형 SUV다. 이 시장에서 잘 팔려야 현대차의 장사가 성공한다.
 
짧게나마 타보았던 신형 싼타페의 적수는 국내에선 없어 보인다. 그만큼 완성도가 뛰어나고 상품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아니라 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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