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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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나 어떡해?”
  • 교통뉴스 최원용 기자
  • 승인 2017.01.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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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만 억울하다?
상용화 법규 정비 필요
 
자율주행차는 죄가 없다!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
 
지난해 자율주행 관련 세계 최초의 사망사고를 낸 테슬라 모델 S의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해 6개월간 조사를 벌여온 NHTSA(미국도로교통안전국)이 최근 “운전자의 잘못이지 모델 S의 자율주행 기능에는 결함이 없다. 테슬라 모델 S에 대해 리콜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결론낸데 대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턴 고속도로를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모델S가 맞은 편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을 피하지 못하고 돌진, 충돌사고를 일으켜 모델S 운전자가 사망했다.
 
NHTSA는 “모델 S의 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달리던 사고 당사자가 충돌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밟던지, 스티어링 휠을 돌리던지, 트럭을 피하려는 시도를 했어야 했는데 당사자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HTSA의 판단은 한마디로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자율주행을 믿지말고 사람이 조치를 하라는 이야기다.
 
자연스럽게 “그럼 그게 사람 운전 차량이지 자율주행차냐?”라는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복잡한 법규와 전문 용어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무척 헷갈리는 판결이다.
 
헷갈리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자율주행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자율주행차가 달리던 중 사고 상황을 만나 탑승자 1명의 목숨이 위험하게 됐는데, 이를 피하려고 핸들을 돌리면 보행자 여럿이 차에 치여 숨진다.
 
보행자 여럿을 살리기 위해 운전자 1명을 희생할 것인가, 아니면 운전자 1명을 살리고 보행자 여럿을 다치게 할 것인가의 물음에 대해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흔히 '트롤리 딜레마'라고 알려진 이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일단 운전자 1명을 희생하더라도 보행자 여럿을 살려야 한다고 응답한다.
 
그러나 자신이 자율주행차에 타고 있는 경우를 전제조건으로 해서 질문하면 운전자를 우선적으로 살려야 한다며 정반대로 답변한다.
 
자율주행차 입장에서는 어찌 하오리까?이다.
 
이렇게 180도 달라지는 대답 때문에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를 설계하는 기업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인명이 관련된 상황에서 AI가 어떻게 판단할지를 급하게 정해 놓으면 부작용이 클 것이므로 국제적 논의를 지켜보고 사회 각계의 대화에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수준이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이런 문제들에 대한 법규 정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은 결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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