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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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무엇을 의미하는가?
  • 교통뉴스 한명희 기자
  • 승인 2016.11.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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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번 주 가장 손꼽히는 빅 뉴스는 아마도 삼성전자의 미국 자동차 솔루션기업 하만(HAMAN) 인수일 것이다. 물론 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으나 향후 먹거리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하만 인수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수 금액만 9조 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인 만큼 아직도 관련 업계에 ‘맨붕 상태’를 초래한 대형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하만은 미국의 대표적인 우량기업으로 우리에게는 프리미엄 오디오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마크 레빈슨이나 뱅앤올룹슨은 물론 바이어스 앤 윌킨스 등 프리미엄 카 오디어 시스템을 모두 소유하고 있어서 명차에는 대부분 이 기업의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뿐만아니라 보안이나 카 텔레메틱스 등 커넥티드 카와 연관된 기술도 보유한 대표기업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동차와 관련된 대표적인 전장기업으로 감히 인수합병은 생각하지도 못할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인수는 업계에 주는 충격이 크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자동차 전장사업부를 타 기업에 비하여 수년 늦게 출범시켰다. 이미 LG 등은 차량사업부가 자리매김하면서 수조원 이상의 매출을 이룰 정도로 궤도에 올라선 반면 삼성전자는 이제야 출범하여 자동차 외주 사업분야에서는 방관자적인 입장이었다. 스마트폰이나 유기발광 다이오드는 물론 각종 반도체와 가전제품 등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막상 자동차와의 연관관계는 쉽지 않았고 사업진행 자체가 쉽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저평가 되어 있는 글로벌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획기적인 인수합병은 쉽지 않았다. 중국 BYD 투자나 이탈리아 FCA 그룹의 전장 자회사 인수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으나 좋은 결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하만의 인수는 ‘신의 한수’라고 평가받고 있다. 물론 향후 이 기업의 가치를 얼마나 높여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첨단 기술과 융합시키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만의 인수는 카 오디어 등 삼성전자의 주력사업과는 차이가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미래의 자동차가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얼마든지 시너지 효과는 낼 수는 있다. 현재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컴퓨터나 로봇으로, 결국 사물인터넷과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스마트기기와 연동되어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 자동차산업의 부가가치는 다른 어떤 사업부문보다 크게 성장하고 있어서 모든 글로벌기업이 자동차로 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 이번 인수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몇 가지 측면에서 앞으로 전개될 사항을 면밀히 분석하여 대처가 요구된다.

우선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과 하만의 역량에 대하여 중첩부분, 시너지부분을 분석하여 냉철한 융합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이번 인수로 당장 자동차산업의 중심부로 진입하였으나 이제는 단순한 인수가 아닌 몸을 섞을 수 있는 역량을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강점을 응용하여 자동차사업부문으로 진입시키고 본격적 수익모델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루 속히 삼성전자에 자동차 전문인력이 키워지고 응용할 수 있는 역량 강화도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둘째로 기존 자동차 기업과의 연계이다. 현대차 그룹과의 연계 특히 중첩사업이 많은 LG전자와의 시너지부문을 잘 정리하여 공동 테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상호간 적이 아닌 아군이 되어 시너지 극대화를 찾으라는 것이다.

셋째로 향후 자동차는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 스마트 등이 어우러진 융합분야이다. 특히 전기차는 에너지적인 측면에서 각종 커넥티트나 스마트에 적용되는 각종 전자 시스템과 최고의 궁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전기차사업은 미래 산업 생태계를 지배할 중요 품목인 만큼 삼성전자 계열사의 역량 강화도 함께 이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에 비하여 기술이나 역량이 3~4년 뒤진 상태이다. 하루속히 서두르지 않으면 선두가 아닌 아류 그룹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지금의 상태로는 정부의 정책적지원이 쉽지 않겠으나 제대로 된 산학연 시스템과 컨트롤 타워의 구축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하만의 인수는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운영으로 자체 효과는 물론 삼성전자와가 자동차 전장기업의 글로벌 모델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제 시작이다.

김 필 수 / 김필수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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