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마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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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마음의 문제다
  • 교통뉴스 한명희 기자
  • 승인 2016.11.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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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마음의 문제다

스마트폰이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6년 남짓 지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스마트폰은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면서 우리 생활의 중심에 서 있다. 스마트폰은 성인 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일상이 되고 있다. 그 보유율을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22.5%, 고학년 59.3%, 중학생은 86.6%, 고등학생은 90.2%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은 전화와 컴퓨터의 기능이 통합된 것으로 ‘손안의 PC’를 라 불리우며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보면 알 수 있다. 90% 이상의 사람들이 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참으로 짧은 기간에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많은 편리함과 유익함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문제점도 안겨 주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유용성과 재미에 빠져 있다가 어느덧 그 도를 넘어 중독에 이르게 되곤 한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자칫 그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도구로 전락될 수 있다. 또래관계가 중요하고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너무 많은 시간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대문화를 심각하게 직시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특성과 함께 중독의 개념과 원인 그리고 전두엽을 비롯한 생리적인 기전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의 이런 노력들이 청소년들의 자아형성과정에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주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뭐지?
중독이란 단어의 의미는 가운데 독이 들어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과일을 먹을 때 대부분 씨까지는 먹지 않는다. 포도씨나 수박씨 정도는 쉽게 삼킬 수 있지만 복숭아씨 정도라면 치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도 있다. 과일에 씨가 있듯 스마트폰에도 씨가 들어 있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스마트폰은 수많은 정보와 재미로 우리에게 흥분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이는 음식과 달리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에 이르며, 씨까지 먹게 되어 중독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전율과 흥분을 일으키는 자극성이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정시간 사용 후에도 멈추지 않고 사용시간을 점점 늘어나게 만든다. 이처럼 자신이 스스로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독 성향을 띄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중독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여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대한 금단과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를 유발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중독을 일으키는 요소에는 이런 스마트폰의 특성이나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인간 내면의 요소들도 있다. 내면 요소의 핵심에는 분노가 있다. 해결되지 않은 그들의 분노는 대부분 거절감과 부정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난다. 결국 중독은 인간의 연약함과 결핍을 대변하는 것이다. 중독은 마음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부정적 자아상, 집착, 현실도피, 불안, 두려움 등과 같은 심리적 갈등이 그들을 중독이라는 상황으로 더 내몰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증상
스마트폰의 중독 증상은 심리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심리적 증상에는 금단, 내성, 디지털치매, 불안, 팝콘브레인, 대인관계 문제등 다양하다. 금단은 스마트폰을 하지 못하게 되면 불안하고 짜증이 나며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고, 내성은 점점 더 강도 높은 자극을 원하게 되어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디지털 치매는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새로 등장한 용어이다. 이것은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휴대전화 주소록 없이는 전화를 걸 수 없거나, 네비게이션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익숙해진 길도 스스로는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디지털 치매의 단적인 예가 된다. 팝콘브레인은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미디어 영상물에만 익숙한 나머지, 타인의 감정이나 현실에 무감해지는 것을 말한다. 결국 학습이나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뇌로 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인관계에서의 문제이다. 가상세계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다보면 또래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고, 혼자 고립된 상태를 유지하여 건강한 자아상 형성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체적 증상에는 시력저하, VDT증후군, 거북목증후군, 뇌 세포 손상, 척추변형, 소음성 난청등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우리의 눈은 모니터를 오랜 시간 볼 경우 눈물의 분비물이 감소하여 안구건조증과 시력저하등을 일으킬 수 있다. VDT증후군은 컴퓨터의 스크린에서 방사되는 해로운 전자기파로 인해 두통ㆍ시각장애 등을 일으키는 증세이고, 거북목증후군은 오랫동안 눈높이보다 낮은 모니터를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목이 거북이 목처럼 앞으로 구부러지는 증상으로 성장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S자로 휘어지고 허리, 엉덩이부터 허벅지 장딴지 심지어 발가락까지 당기고 저리는 현상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져 학습능력이 떨어지며 만성피로로 이어지게 된다. 소음성 난청은 소리를 받아들이는 귓바퀴부터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뇌까지의 청성 회로의 일부가 역할을 다 하지 못하여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들리는 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처럼 스마트폰 중독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포로된 전두엽
전두엽은 인생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예민한 부분이다. 인간의 전두엽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월등히 크다. 전두엽은 머리 앞쪽에 위치하며 기억력, 집중력, 자제력 등을 담당하여 우리의 생각, 감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스마트폰에 중독된다면 기억하고 집중하고 통제해야 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손상 받게 된다. 손상된 전두엽이 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을 전문가들은 ‘잠을 자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동물과 인간의 큰 차이점은 말로 표현하고 생각하는 것인데 중독자들은 반복된 표현을 주로 한다. 그리고 자극에 노출될 때 자신의 생각과 견해보다는 감정에 몰입된 즉각적인 반응을 먼저 한다.

전두엽은 주로 심심할 때 활동한다. 에디슨과 같은 위인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많은 발명품을 발견했다. 전두엽을 충분히 활용한 것이다. 반면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은 미디어 등 시각적인 자극에 노출되어 후두엽이 과사용된 경우가 많다.

후두엽 노출은 전두엽의 활동중단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학습에 대한 집중력이 약화되고, 충동적인 행동을 나타나며, 순간적인 자극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되어 자신을 통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므로, 기억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점점 퇴화되어진다. 전두엽의 퇴화는 개인의 소질과 재능을 점점 잃게 만든다.

스마트폰 중독은 대부분 스트레스 또는 심리적 갈등 상황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학업이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피할 수 없을 때, 가정에서 부모불화로 인해 현실을 도피하고 싶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친구관계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외톨이가 될 경우에도 자아상이 불안정하고 자존감은 더욱 약화된다.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은 가장 편리한 일종의 도피처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결국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마음속 깊이 새겨진 상처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다. 내 자녀의 마음속에 어떤 갈등이 있는지 살펴보고 대화를 통해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방향을 정하는 소중한 시기이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스마트폰 중독의 원인과 기전을 잘 이해하고, 미연에 대처해가는 것은 청소년을 위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매우 소중한 일이 될 것이다.

이정기 박사 / 루터대학교 상담학과 겸임교수, 한국사춘기심리상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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