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의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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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의사소통
  • 교통뉴스 한명희 기자
  • 승인 2016.1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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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의사소통

이정기 박사/루터대학교 상담학과 겸임교수
한국사춘기심리상담연구소장

“입술의 30초가 마음의 30년이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말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짧은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원활한 소통을 갈망하지만, 관계 맺기에 실패하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심리분석가 위니캇은 관계구조모델에서 “아기란 없으며 단지 아기와 돌보는 자 한 쌍(one-pair)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아기만을 하나의 단위로 보지 않았고, 어머니와 아기가 하나의 단위(unit)를 이룬다는 것이다. 아기는 어머니, 또는 주 양육자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인격체로 발달해 간다. 아동의 내면세계는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결과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의사소통은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적절한 의사소통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자기다움을 갖출 때 시작되는 것으로 내적인 힘이 필요하다. 여기서 인간 내면의 힘은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진 상태를 말한다. 홀로 있을 수 있는 경험은 부모가 곁에서 잘 지켜 주고 있다는 신뢰감에서부터 출발한다. 유아기 부모의 양육태도가 의사소통의 기본 틀을 형성함을 알 수 있다.

자녀들은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의사소통 방식을 늘 고집하게 된다. 부부 갈등 가정에서 성장한 청소년은 자신이 경험한 것이 기준이 되어 인간관계를 맺는다. 심한 갈등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상처로 얼룩진 언어로 소통을 하며, 자신의 심리적 경험과 비슷한 부류의 또래들과 만남을 가진다. 이로 인해 성숙되어야 할 시점에 심리적 성장이 정지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어떤 부정적 환경이나 심리적 문제도 지속적인 노력이 따른다면 재해석을 통해 살아온 환경을 이해할 수 있고, 감성적인 개발을 통해 의사소통을 잘하는 자녀로 바뀔 수 있다.

엄마의 거울역할은 소통의 도구다
인간의 정체성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된다. 어머니는 육신의 탄생지이며 의사소통의 시작점이다. 며칠 전 TV에서 남북이산가족상봉을 보며 온 국민은 또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어릴 때 헤어진 부모를 만나 부르는 애절한 목소리! 며칠간의 만남을 끝내며 하늘에서 만나자고 목 놓아 부르며 기약 없는 이별을 고하는 모습에서 부모와 자녀가 본질적으로 하나로 엮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부모는 유아기의 자녀에게 거울역할을 한다. 거울은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것으로 거울역할은 부모가 마치 자기인양 느끼고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아기는 부모와의 동일시를 경험한다. 자녀들은 엄마와의 눈 맞춤을 통해 자신들이 표현한 것을 되돌려 받는다. 어릴 때 뿐 아니라 성장기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긍정적 거울역할을 제공받지 못한 자녀는 엄마의 기분을 알 수가 없고, 자신의 모습에 대한 정체성이 없으므로 인해 추측하는 것을 먼저 터득하게 된다. 엄마의 불편한 기분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데 이는 자기모욕을 경험하게 될 것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이러한 긴장이 내면의 환경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불안정한 정서를 잠식시키기 위한 부모의 노력은 성장과정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청소년기까지는 아직 사회성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감성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부정적 자아를 바꾸기 위해서는 부모의 헌신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감성지수가 높아지면, 소통의 문이 열린다
현대는 물질적 욕망을 채우려는 욕구가 크게 작용하여 사람과 사람의 상생구조에 금이 가고 정서적인 부분이 메말라가고 있다. 이는 감정 또는 감성이 고갈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지속된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혼란스러운 사회경험을 해야 하고, 이기주의가 팽배해질 때 인간성은 더욱 황폐화 될 것이다. 지금은 감성지수가 높아야 할 때이다. 감성지수가 높아지면 인간관계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다.

감성은 마음을 부자로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마음이 풍성함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충분히 자신의 타고난 끼를 충분히 발휘하며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성경 속 베드로는 존경받는 사도가 되었지만 본래 참을성이 없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가 예수를 만나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지적받고 조언을 들으면서 자기 인식이 일어난 것이다. 자기인식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시작되는 것이다.

감성을 키우려면 공감능력을 키워야 한다. 공감능력을 키우는 많은 도구들이 있다. 그 중 시는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시를 읽을 때는 깊이 이해하고, 생각하고, 가슴에 새기면서 읽어야 한다. 공감 훈련을 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언어 표현 이전에 목소리의 톤이나 얼굴표정, 몸짓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게 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만일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반응을 보인다면 공감 능력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연교육이 필요하다.. 자연은 많은 이야기를 자녀에게 선사한다. 자녀에게 나무, 새, 꽃들과 인사하는 법을 터득하도록 하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물들과 함께 호흡하고 나누는 연습은 마음을 풍성하게 하며, 만나는 이들로부터 경계를 허물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자연 만물을 스승이자 친구로 대하는 습관은 자연스러운 파트너십을 갖게 하고, 좌절하지 않는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준다.

경청∙경시는 감성적 의사소통 노하우
화가 난 아이를 야단치면 문을 부숴지도록 닫는다. 왜 그럴까? 자신의 감정이 무너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좌절감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부모나 자녀나 열심히 노력하는데 소통이 원활하게 안 된다면 인간에 대한 기본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녀들과 감성적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두가지 감성적 의사소통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감성적 의사소통을 위한 첫째 노하우는 경청이다. 우리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습성이 있다.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건성으로 듣고 있다. 오히려 남의 말을 들으면서 자기 말을 할 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듣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듣는 것을 예술이라 일컫는다. 잘 듣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흐름을 쫓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청각은 들음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통의 단계는 대화하는 도중에 들으면서 입으로는 장단을 맞추어주면 더욱 효과가 크다. ‘그렇구나!’하는 반응과 고개를 끄덕이면서 상대의 말에 동의를 해주면 상대는 나를 소중한 사람으로 대하면서 관계는 좋아지는 것이다.

둘째 노하우는 경시다. 경시는 잘 보는 것이다. 잘 보는 훈련은 대화에서 뿐 아니라 읽기 훈련으로 이어지게 된다. 잘 본다는 것은 관찰하는 습관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능력이다. 자녀가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면 읽기 능력이 만들어지도록 도와야 한다. 읽는 것은 보는 것을 기초로 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끌어내는 힘을 갖게 한다. 이 모든 것이 잘 보는 것을 통해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소통하고 싶어한다. 소통의 시작은 부모의 따스한 인정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소통은 관계를 온전히 함과 더불어 자신의 타고난 능력 개발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가정에서 먼저 소통을 연습한다면 사회적 독립체로 성장하는 자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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