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수입차의 도난방지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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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수입차의 도난방지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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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0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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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량 도난방지 장치의 문제점

 

이호근 교수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최근 수입차량의 도난방지 장치가 과도하게 설계되어 있어,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제보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 2003년에도 BMW를 이용한 납치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지만, 현재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된 점을 찾아보기 힘들고, 또한 관련 당국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불분명하다.

올 여름 제보자는 폭스바겐 CC를 직접 몰고, 지방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차 안에는 남편과 아이들이 잠이 들어 있어서,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평소 습관처럼 차문을 잠그고,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었다. 운전자가 여자였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길어졌고, 운전자는 더우면 깨서 아이들과 아버지가 나와서 기다릴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한참 후 차로 가보니, 실내 공기는 40도가 훨씬 넘도록 매우 뜨거운 상태였고, 다들 땀을 흘리며 차문을 못열고 애쓰고 있었다. 놀라서 귀경 후 차량을 판매한 대리점 및 본사에 문의했으나, 보안상 내부에서는 유리창을 깨기 전에는 밖으로 절대 나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고, 이에 대해 너무 위험하고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렸으나, 오늘까지 몇개월이 지나도록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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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와 함께 수입차 매장을 돌아보며, 실태를 파악해 보았다. 벤츠는 정상적으로 차량 내부에서 문을 열 수가 있었으며, 아우디와 재규어는 실내에서 문을 열 수 없었다. 한가지 다른점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및 BMW 일부 차종은 모두 리모컨을 한번 작동하는 것만으로 데드락이 걸리면서, 내외부에서 문을 절대 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폭스바겐의 경우는 2번 눌러 잠글 경우에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에 대해 차량을 구매한 운전자들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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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경우는 다소 많은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쓴 것으로 보인다. 리모컨을 한번 누를 경우에는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 모드로 잠금되었으며, 리모컨을 두 번 눌러 잠글 경우에 앞선 수입차와 마찬가지로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또한 리모컨에 잠금 그림이 일반적인 하얀색과 함께 뒤에 겹치게 붉은색을 하나 더 표시하여, 분명하게 두 번 누를 경우 데드락이 걸린다는 이미지를 표시해 주고 있다. 100% 안전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소비자가 다시 한번 눈길을 주도록 되어 있어, 상당히 신경 쓴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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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협회에서는 메이커별로 시스템이 다소 다르고, 통일성이 없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운전자가 어린 아이들을 차내에 두고 잠시 나왔다가 바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키를 분실할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가 예상되는 것에 대한 답변으로는 충분치 못한 것 같다. 또한 모든 수입차 매뉴얼에는 데드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승객이 방치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씌여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설명서에 표시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차량 구매자들에게 국내차와 다른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영업사원이 명확히 전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여름철의 위험성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한여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요즘 같은 날씨에 부모가 아이들 안전을 위해 갓길이나 도로변에 주차한 후 차문을 잠그로 잠시 볼일을 볼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다른 차량의 추돌사고가 발생하거나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시에 차량 내부 탑승객은 매우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 당국의 안일한 사고방식과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이러한 습관적인 무관심으로 인해, 국내 시장 점유율 20%를 넘보고 있는 차량들에 대한 안전 사각지대가 점차 넓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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